래리 피트먼 '붗투명한, 반투명한, 빛나는' 한국에서 첫 개인전
래리 피트먼 '붗투명한, 반투명한, 빛나는' 한국에서 첫 개인전
  • 김윤희 기자
  • 승인 2022.03.16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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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시작한 미술관 리만머핀이 서울에서 한남동으로 확장 이전하면서, 첫 전시로 래리 피트먼(Lari Pittman)의 개인전을 5월7일까지 개최한다.

1996년 뉴욕에 설립한 리만머핀은 홍콩, 서울, 런던 순으로 전 세계 네 곳의 미술관을 개관했으며, 미국, 대만, 중국의 주요 도시에서 계절별 전시 공간을 운영한다. 2017년 안국동에서 둥지를 튼 리만머핀 서울은 최근 한남동에 약 231㎡(70평) 규모의 2층으로 이루어진 건물로 확장 이전했다.

리만머핀 서울이 확장 이전을 기념해 여는 '불투명한, 반투명한, 빛나는' 전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래리 피트먼의 개인전이다. 그간 국내에서 래리 피트먼의 작품은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소장전을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에서만 만나볼 수 있었다.

전시는 대도시에 대한 오마주로,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불안정해진 도시 생활에도 불구하고 대도시가 지닌 활력과 역동성,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일련의 신작 18점을 소개한다.

전시명에 담긴 세 가지 개념을 순차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한 작품들은 인류 역사의 결정적 무대가 여전히 전 세계 대도시에서 펼쳐지고, 힘든 시기임에도 여전히 지방보다 도시가 중심적인 역할을 차지함을 입증한다.

작품의 상당수는 건물 위에 올라앉은 또 다른 건물, 경쟁하듯 솟아 오른 마천루 사이를 가로지르는 다리, 중세부터 빅토리아 시대, 산업혁명기부터 후기모더니즘에 이르는 다양한 건축물들이 가득차 있다.

또한 비둘기, 제비, 찌르레기처럼 보이는 새들과 캔버스 곳곳에 가냘픈 다리와 집게발을 뻗은 유사 곤충의 도시 생명체가 작품 속에 녹아 있다.

특히 작품 속 '알'(Egg)는 작품 전반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상징물로, 작가가 상상하는 대안적 현재나 미래에서 재건된 도시에 여성성을 부여한다. 이는 본질적으로 남성적이고, 시민 공간에 놓인 조각상이 대부분 암성 인물을 기리는 대도시에 대한 전통적 관념과 대비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번 작품들 속에서 '알'은 때론 순수한 가능성을 대리하고, 한편으론 공공 기념물로 격상된 것처럼 보이고, 혹은 부활을 의미한다.

그중 세 개의 큰 작품으로 이뤄진 '빛나는' 시리즈에선 근미래에서 희망적인 도시를 재건하고 재생 가능성을 보여준다.

하단에 그려진 '알'은 금속제의 잎사귀 무늬 장식에 둘러싸여 가로등 기둥 위에 부착된 것처럼 보인다. 작품의 푸른 색조는 광활한 수역을 나타내며 해안 도시의 경관임을 추정하게 하는 한편, 높이 치솟은 교량은 뉴욕, 홍콩, 상하이와 같은 대도시의 수직성을 암시한다.

큐레이터는 "재개관 이후 첫 전시로써 근미래에 대한 희망을 제시하는 래리 피트먼의 개인전이 적절하다고 생각했다"며 "아직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아 아쉬운 작가의 작품을 다양한 해석과 함께 즐겨보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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