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주 만에 하락세 멈춰"…규제 완화에 강남·목동 다시 들썩
"11주 만에 하락세 멈춰"…규제 완화에 강남·목동 다시 들썩
  • 뉴시스
  • 승인 2022.04.16 10: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 아파트값 2주 연속 보합…재건축 단지 상승 주도
다주택자 보유세 부담 상승…'똘똘한 한 채' 수요 증가
재건축 단지 집값 상승세 서울 전역 번질라 우려 커져
"재건축 규제 완화 및 시장 안정 대책 병행 추진해야"
고승민 기자 =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모습.

박성환 기자 = "매물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나 다름 없어요."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의 대표적 재건축 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 내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올리는 분위기"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활발하진 않지만,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호가가 2억원 넘게 올랐다"며 "호가가 높게 형성돼 있기 때문에 거래가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서울 아파트값이 11주 만에 하락세를 멈췄고, 강남과 목동 등 재건축 단지가 몰린 지역으로 중심으로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특히 서울 강남권 일부 단지에서 신고가를 경신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부동산 관련 기관들이 내놓은 주택 매매 관련 지표들도 하락세를 멈추면서 집값이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대선 이후 재건축 등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서울의 주요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대형 평형의 공급이 적은 데다, 다주택자를 겨냥한 공시가격 현실화에 따른 보유세 부담 증가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 부동산 규제 대책들로 이른바 '똘똘한 한 채'를 선호 심리도 강해졌다.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에 이어 2주째 보합을 기록했다. 대통령실 집무실 이전 호재와 지역개발 기대감이 지속되는 용산구는 0.03% 올라 지난주(0.02%)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강남구(0.04%)는 규제완화 기대감 있는 개포·일원동 재건축 위주로 신고가 거래되며 지난주 0.02%에서 이번 주 0.04%로 상승 폭이 2배 늘었다. 서초구(0.02%)는 반포동에서 신고가 거래가 이뤄지며 2주 연속 0.02% 상승했다.

양천구도 목동신시가지 단지의 재건축 기대감으로 지난주 보합에서 이번 주 0.02%로 상승 전환했다. 양천구 아파트값이 오른 것은 지난 1월17일(0.01%) 조사 이후 12주 만이다.

반면 노원구(-0.02%)와 도봉구(-0.03%), 강북구(-0.01%) 등 강북 주요지역은 하락세를 지속했다. 지난주 0.01% 올랐던 송파구는 대체로 기존 신고가 보다 낮은 가격으로 거래되며 이번주 0.01% 떨어졌다.

 1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둘째 주(11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00% 보합으로 전주 하락세에서 보합 전환됐다. 수도권(-0.02%→-0.01%)은 하락폭 축소, 서울은 보합세를 유지했다.

재건축 안전진단과 재초환, 분양가 상한제 등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에 일부 재건축 단지에서는 신고가 경신이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개포우성1차(전용면적 158.54㎡)는 지난달 19일 51억원에 거래됐다. 지난 2019년 10월 34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6억5000만원이 올랐다. 또 지난 2월 25억5000만원에 거래된 대치동 은마아파트(전용면적 84㎡)의 경우 현재 호가가 27억~28억원 선이다.

대선 이후 부동산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택 매매 심리도 되살아나고 있다.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가 발표한 '2022년 3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의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15.5로 전달(105.9) 대비 9.6p 상승했다. 지난해 11월(118.8) 이후 4개월 만에 보합국면에서 벗어나 상승국면으로 전환한 것이다. 대선 이후 재건축 등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서울의 주요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지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에선 강남과 목동 등 재건축 단지들의 집값이 꿈틀거리면서 규제 완화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남과 목동지역의 집값 상승의 풍선효과로 서울 전체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이른바 '키 맞추기' 장세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재건축 규제 완화와 시장 안정을 위한 방안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관련 규제를 한꺼번에 풀면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부동산 정책의 급격한 변화로 집값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규제 완화에 대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규제 완화에 따른 집값 상승 등 부작용을 최소하기 위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확대하거나,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금지 시점을 앞당기는 등 안정화 조치를 병행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주택 공급 정책을 우선 내놓고, 시장이 안정되면 점진적 규제 완화 정책이 시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