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성 찾은 김민재, 옛 동료들 공세에 ‘혼쭐’(종합)
전주성 찾은 김민재, 옛 동료들 공세에 ‘혼쭐’(종합)
  • 뉴시스
  • 승인 2019.03.07 10: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9 AFC 챔피언스리그 전북 현대와 베이징 궈안의 경기가 실시된 6일 전북 전주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전북 현대에서 베이징 궈안으로 이적한 김민재 선수가 얼굴을 가리고 팬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2019.03.06.

전주성으로 돌아온 김민재(베이징 궈안)가 단단히 체면을 구겼다. 옛 동료들은 적으로 마주한 김민재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았다.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베이징 궈안(중국)의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G조 1차전은 이른바 ‘김민재 더비’로 관심을 끌었다.

지난 시즌까지 전북 수비진의 중심으로 활약하던 김민재는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베이징으로 적을 옮겼다. ‘대표팀의 10년을 책임질 것’이라고 기대를 모으는 김민재가 중국을 택한 사실을 두고 아쉬운 말들이 나오기도 했다. 김민재는 "중국에 가서 전북 현대 출신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지금보다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말로 팬들의 마음을 달랬다.  

이날 김민재는 안방처럼 드나들던 전주월드컵경기장을 원정팀 선수 자격으로 처음 방문했다. 경기 시작 1시간30여 분 전에는 베이징 선수단 중 홀로 필드로 나와 로페즈, 문선민 등과 인사를 나눴다.  

로저 슈미트 베이징 감독은 김민재를 주전 센터백으로 기용했다. 파트너는 위다바오였다. 중국대표팀에서 공격수로 뛰는 위다바오는 팀 사정상 종종 센터백을 맡는다. 

김민재는 초반부터 옛 동료들의 공세에 고전했다. 전반 11분에는 이동국의 압박에 공을 흘려 공격권을 넘겨주는 실수를 범했다. 늘 든든했던 전북의 화려한 공격은 더 이상 그의 편이 아니었다. 

힘겹게 전반을 마친 김민재에게 더욱 험난한 45분이 기다리고 있었다. 

1-1로 맞선 후반 3분 실점의 결정적인 빌미를 제공했다.

골키퍼로부터 공을 건네받은 김민재는 패스가 아닌 돌파를 선택했다. 김민재의 질주는 로페즈에게 막혀 오래 가지 못했다. 로페즈는 빼앗은 공을 곧장 김민재의 빈자리로 공을 보냈다. 이를 잡은 한교원이 돌파 후 다시 중앙으로 넘겼고, 이동국이 넘어지면서 마무리했다. 김민재의 무리한 드리블이 실점으로 이어진 것이다.

2019 AFC 챔피언스리그 전북 현대와 베이징 궈안의 경기가 실시된 6일 전북 전주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전북 현대에서 베이징 궈안으로 이적한 김민재 선수가 눈물을 흘리며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19.03.06

후반 26분 전북의 세 번째 득점 장면에서도 김민재는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다. 자신의 앞에 있던 김신욱을 순간적으로 놓치면서 헤더골을 헌납했다. 경기는 전북의 3-1 완승으로 막을 내렸다.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인 김민재는 아쉬움에 고개를 숙였으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경기 후 김민재는 "(전북 선수들의) 개인 능력이 너무 좋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선수들한테 이야기 했는데 수비할 때 공격수들이 일대일 상황에서 많이 이긴 것 같다. 내가 2,3번째 실점 때 실수를 했는데 굉장히 힘들었다. 보완할 점을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수비 부담이 큰 것 같다는 의견에는 “힘들긴 했지만 이적할 때 알고 있었다. 감당할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한 경기, 한 경기 나가면서 보완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원정팀 자격으로 고향과도 같은 전주성을 방문한 김민재는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처음에는 설레고 재밌을 것 같았는데 너무 힘들었다. 여러 가지로 힘들었다"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