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세매물 나와도…금리 인상 탓에 거래절벽 이어질 듯
절세매물 나와도…금리 인상 탓에 거래절벽 이어질 듯
  • 뉴시스
  • 승인 2022.06.02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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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매물, 2달 전보다 20% 늘어
거래량은 작년 절반…매도·매수자 동상이몽
연말 시중금리 7% 전망…대출 이자 부담
'똘똘한 한 채' 심화…지역별 양극화 극심
 김진아 기자 =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이예슬 기자 = 정부가 다주택자의 매물의 시장 출회를 유도하기 위해 부동산 세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거래절벽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매도자는 매물은 내놓되 호가는 낮추지 않고 있고, 매수대기자는 금리 인상 등에 주택구입을 망설이는 양상이다.

2일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1462건으로 집계됐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방침을 밝힌 3월31일 5만1537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달간 매물은 19.2% 증가해 약 1만가구가 더 나온 것이다.

매물은 쌓이고 있지만 거래량은 회복 추세가 더디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을 보면 지난 4월 1737건 거래돼 지난해 10월(2194건)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을 보였지만, 1년 전인 지난해 4월(3655건)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정부가 출범 첫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생애최초주택 구입 가구에 대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상한을 80%까지 풀어주겠다며 대출 규제를 완화할 뜻을 밝혔지만, 거래량 회복은 쉽지 않아 보인다. 매수자들이 결정을 망설이는 데에는 무엇보다도 금리인상으로 인한 대출이자부담이 한몫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26일을 포함해 올해만 기준금리를 세 차례에 걸쳐 0.75%포인트 인상, 금리 수준이 1.75%까지 올라갔다.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은행권 가계대출금리도 8년 만에 4%를 돌파했다. 한은이 발표한 '2022년 4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를 보면 지난 4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평균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전월보다 0.07%포인트 오른 연 4.05%를 나타냈다. 2014년 3월(연 4.09%) 이후 최고치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90%로, 2013년 9월(3.97%) 이후 9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연말에는 주담대 상단이 7%대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4억원을 4%의 금리로 30년간 빌린다고 가정했을 때 월 원리금은 191만원이지만, 금리가 7%로 오르면 매달 266만원씩 갚아 나가야 한다.

주택보유자의 입장에서는 세금을 아끼기 위해 똘똘한 한 채 만을 선호해 강남권이나 용산 등지의 초고가 주택이 강세를 보이고, 매수대기자들은 비싼 대출이자를 감안하더라도 살 만큼의 가격적 메리트가 있는 물건이 아니면 구입을 포기하면서 핵심지와 외곽지역의 양극화는 커져 가는 양상이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기준 올해 들어 서울 성북구 아파트값은 전년 대비 0.71% 하락해 서울에서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냈다. 실례를 보면 서울 성북구 길음동 길음뉴타운3단지푸르지오는 4월29일 전용 59㎡가 7억1000만원(7층)에 거래돼 지난해 8월 8억3000만원(15층)보다 1억2000만원 낮은 가격에 팔렸다.

반면 서초구와 강남구, 용산구는 각각 0.51%, 0.34%, 0.30%씩 올라 서울 대부분 지역이 하락세를 나타내는 것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거래 위축기에도 반포동과 한남동 등에서는 꾸준히 신고가 거래가 나오고 있다.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 240㎡는 지난달 30일 110억원(3층)에 거래되며 직전거래인 지난해 5월 77억5000만원(2층) 대비 32억5000만원이나 뛰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시장에 나오고 있지만 거래가 활성화기엔 어렵겠고,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생애최초나 청년층 등을 대상으로 LTV,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완화되긴 했지만 대출 한도가 적용돼 실제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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