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등장한 투수 몰리나, 이번엔 데뷔 첫 탈삼진
'또' 등장한 투수 몰리나, 이번엔 데뷔 첫 탈삼진
  • 뉴시스
  • 승인 2022.06.09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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탬파베이전 8회 구원 등판, 1이닝 2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야디어 몰리나가 9일(한국시간) 탬파베이 레이스와 경기에서 8회 아이작 파레데스를 삼진으로 잡아낸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사진=MLB닷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야디어 몰리나가 9일(한국시간) 탬파베이 레이스와 경기에서 8회 아이작 파레데스를 삼진으로 잡아낸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사진=MLB닷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김주희 기자 = 팀이 큰 점수 차로 지고 있는 8회말 마운드에 오른 구원 투수가 상대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운다.

경기 흐름에 큰 상관이 없는 이 장면 하나에 경기장이 들썩인다. 팀의 패배가 눈앞인데도 투수는 마치 승리라도 확정 지은 듯 밝게 웃으며 세리머니를 하고, 팬들도 열광적인 반응을 쏟아낸다.

언뜻 이해가 잘 가지 않는 장면이지만 '구원 등판'한 이가 명포수 야디어 몰리나(세인트루이스)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빅리그 19년 차의 몰리나가 데뷔 첫 탈삼진을 수확했다.

몰리나는 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의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2022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와 경기에서 3-11로 끌려가던 8회말 마운드에 섰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야디어 몰리나가 지난달 23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2022.05.23.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야디어 몰리나가 지난달 23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2022.05.23.

몰리나의 등판은 지난달 23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전 이후 두 번째다. 

당시 몰리나는 팀이 18-0로 크게 앞선 9회말 데뷔 후 처음으로 투수로 나섰다.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진 상황에서 세인트루이스가 투수를 아끼기 위해 몰리나를 내세운 것이다.

매번 투수들의 공을 받기만 했던 몰리나는 1이닝 4피안타(2홈런) 4실점으로 투수의 애환을 직접 체험했다.

17일 만에 다시 마운드에 선 몰리나는 1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압권은 무사 1루에서 만난 대타 아이작 파레데스와 승부다. 몰리나는 초구 49마일(약 79㎞) 커브, 2구째 51마일(약 82㎞) 커브로 2스트라이크를 선점했다. 그러더나 3구째 76마일(약 122㎞) 높은 체인지업으로 파레데스의 헛스윙을 유도, 삼진을 잡아냈다.

데뷔 첫 삼진을 빼앗은 몰리나는 밝게 웃으며 오른쪽 주먹으로 가슴을 두 차례 두드린 뒤 하늘을 가리키는 세리머니를 했다.

위기가 없던 것은 아니다.

2사 1루에서 마누엘 마곳에게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2루타를 맞은 몰리나는 계속된 2사 2, 3루에서 브렛 필립스를 중견수 직선타로 처리하고 이닝을 마무리지었다.

비록 팀은 3-11로 그대로 패했지만, 몰리나에겐 긴 메이저리그 경력 중에서도 절대 잊을 수 없는 경기가 하나 추가됐다.

MLB닷컴에 따르면 몰리나는 첫 탈삼진 기념구를 받아 자신의 라커룸으로 가져다 놨다.

평균자책점도 36.00에서 18.00으로 '크게 낮춘' 그는 경기 후 "이번에는 상대가 득점하지 못하게 하고 싶었다"며 단단했던 각오를 드러내기도 했다.

적장인 케빈 캐시 탬파베이 감독은 몰리나의 등판에 대해 "마운드에 선 '명예의 전당' 포수와 마주하게 되는 일은 흔한 일은 아니"라고 평했다.

한편, 이날 TV 중계에는 더그아웃에서 몰리나가 삼진을 잡고 기뻐하는 모습을 지켜보다 폭소를 터뜨리는 팀 동료 알버트 푸홀스의 모습이 담기기도 했다.

역시 '살아있는 전설'인 푸홀스도 지난달 16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처음으로 투수로 등판해 1이닝 3피안타(2홈런) 4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MLB닷컴은 "몰리나를 더욱 행복하게 하게 한 건 친한 동료인 푸홀스보다 더 나은 평균자책점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라고 적었다. 푸홀스의 평균자책점은 36.00이다.

몰리나는 푸홀스와 자신의 피칭 비교에 대해 "지금은 경쟁 중"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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