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물가 '최후 보루'…라면 가격도 오를까?
장바구니 물가 '최후 보루'…라면 가격도 오를까?
  • 뉴시스
  • 승인 2022.06.15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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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팜유 가격 지속 상승…원화 약세에 이중고
금투업계, 달러 강세도 가격 인상 요인이라고 판단
추상철 기자 = 라면업계가 인도네시아의 팜유수출 재개에도 밀가루와 포장재 등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라면값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2일 오전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 라면이 진열돼 있다.

김동현 기자 = 라면 업계가 올 하반기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인도의 밀 수출 중단, 인도네시아 팜유 수출 재규제 등 잇단 악재로 라면 주 재료인 소맥과 팜유 가격이 크게 오르며 가격 인상 압박이 한층 가중되고 있다.

라면 업계는 아직까지 가격 인상은 아직 미정이라며 발을 빼는 모양새지만 원가 부담을 감안할 때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가공식품 지수는 109.19(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7.6% 상승했다. 가공식품 73개 품목 중 69개가 가격이 올랐다. 밀가루와 식용유 가격은 각각 26.0%, 22.7% 상승했다.

특히 밀가루 가격 상승은 올 하반기에도 계속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세계 밀 수출 5위인 우크라이나 수출 길이 여전히 막혀있는 데다 세계 4위 밀 수출국인 미국은 가뭄으로 수확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원 달러 환율도 큰 폭 상승하고 있어 대한제분과 CJ제일제당, 삼양사 등 밀가루 제조업체들은 밀 수입 부담이 더욱 커졌다.

라면의 주 원료인 팜유 가격도 큰 폭 오르고 있다.

세계 팜유의 60%를 생산하는 인도네시아는 팜유 수출을 다시 막아섰다. 국내 기업들은 말레이시아산 팜유를 사용하고 있지만 글로벌 팜유 가격 인상에선 자유롭지 못하다.

라면 업계의 2분기 실적 전망도 어둡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컨센서스 추정기관수 3곳 이상이 농심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이 205억원으로 직전분기 343억원 대비 40% 이상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오뚜기는 영업이익이 올 1분기 590억원에서 2분기 390억원으로 33.8% 감소할 조짐이다. 삼양식품도 올 2분기에 1분기 대비 22.8% 감소한 189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본다.

라면업계에선 국제 곡물 가격이 2분기부터 유지류를 중심으로 제품 가격에 본격 반영되는 데다 팜유, 포장재, 운송비 상승 영향도 실적 악화를 부채질 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제품 가격 인상 효과가 거의 사라졌다고 보면 된다"며 "올 하반기로 갈수록 원가 부담이 가중될 예정이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제품 가격 인상이 쉽지 않아 고민스럽다"고 전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시기의 문제일 뿐 라면 업계가 현행 가격을 유지하긴 힘들다고 본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에 만약 밀가루 가격이 오르면 라면 가격 인상 가능성은 크게 높아질 것"이라며 "대부분 식품 가격이 올라 라면은 가격이 인상되더라도 소비자 저항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조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원가 부담 뿐 아니라 달러 강세까지 나타나 올 2분기부터 라면 업계 원가 부담이 심화될 것"이라며 "업체들마다 수익 방어를 위해 추가 가격 인상이 절실하다고 여길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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