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학자들 "금리 인상에 향후 12개월간 경기침체 가능성 44%"
美경제학자들 "금리 인상에 향후 12개월간 경기침체 가능성 44%"
  • 뉴시스
  • 승인 2022.06.20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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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53명 경제학자 대상 설문조사 진행
지난 4월 조사 28%, 1월 18%보다 올라
지난해 11월26일 미국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의 한 백화점에서 고객들이 결제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임종명 기자 =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악화함에 따라 경제학자들이 예상하는 경기 침체 가능성이 극적으로 높아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자체 진행한 조사에 참여한 경제학자들은 향후 12개월 동안 경기 침체 가능성이 44%까지 상승할 것으로 봤다고 보도했다.

WSJ은 "이러한 수치는 보통 경기 침체 직전이나 실제 경기 침체기에만 나타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4월 조사에서는 향후 12개월 내 경기가 침체할 확률을 28%로 내다봤으며, 올 1월에는 18%로 예측한 바 있다.

WSJ은 2005년 중반부터 경제학자들을 상대로 한 조사를 시작했는데 경기 침체 가능성 44% 전망이 나왔던 적은 거의 없었다.

2007~2009년 경기 침체가 시작된 2007년 12월 당시 경제학자들은 경기 침체 가능성은 38%로 내다본 바 있다. 지난 경기 침체가 시작된 2020년 2월에는 26%로 전망했다.

경제학자들은 차입 비용 상승, 폭발적인 인플레이션 속도, 공급망 문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물가 상승 등 여러 요인이 경기 침체 가능성을 높였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등 긴축 정책이 더 높은 실업률과 경기 침체를 유도하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어둡게 보고 있다.

다이와 캐피털 마켓즈 아메리카의 수석 경제분석가 마이클 모란은 "이런 상황에서는 경기 침체를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연준이 이달 금리를 0.75%p 인상한 뒤인 16일부터 17일까지, 53명의 경제학자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경제학자들의 올 연말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5.5%에서 7%로 상승했으며 연준의 금리 인상 조치에 따른 올 연말 금리 전망치도 2%에서 3.3% 수준으로 상향 조정했다.

연말 금리 인상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는 것은 경제학자들도 연준이 올해 최소 세 차례 이상 추가 인상하리라는 것을 의미한다.

컨설팅업체 EY파르테논의 수석 경제분석가 그레그 다코는 "우리는 이제 미국 경제가 앞으로 몇 달 동안 완만한 경기 침체로 향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여름 동안 여가, 여행 등에 자유롭게 소비하는 반면 지속적인 물가 상승 배경, 치솟는 금리, 폭락하는 주가는 소비력을 잠식하고 주택 활동을 심각하게 위축시키며 기업 투자와 고용을 제한할 것이다"라고도 했다.

경제학자들은 역사적으로 비교했을 때 실업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보지만 연준이 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실업률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6월 실업률은 3.6%이지만 올해 말에는 평균 3.7%, 내년 말에는 4.2%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한 가지 긍정적인 점은 경제학자들이 성장 전망을 절반으로 줄였지만 올해 경제가 여전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평균적으로 올 4분기 물가상승률 조정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해 4월 조사 때의 2.6%보다 크게 줄어든 것으로 봤다. 지난해 경제 성장률은 5.5%로 1984년 이후 가장 높았고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시작된 2020년에는 2.3% 떨어졌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포함한 금리 상승의 복합적인 가중치 하에서 둔화하기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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