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영미 기자 = 갑작스런 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진 30대 청년이 6명에게 장기를 기증해 새 삶을 선물한 뒤 떠났다.

24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故우상명(32)씨는 지난 10일 갑작스러운 사고로 119를 통해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다. 우 씨는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뇌사 상태에 빠졌고 지난 21일 심장, 간장, 신장(좌우)·췌장, 안구(좌우)를 기증해 6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1990년 거제도에서 2남 중 막내로 태어난 우씨는 조선소에서 일했다. 최근에는 용접을 배우면서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성실하게 일해왔다. 우씨는 다정다감하고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을 좋아했다. 평소 축구를 즐기고 여행과 드라이브를 하며 사람들과 어울렸다고 한다.

가족은 우씨를 어떻게 해서든지 살려내고 싶었지만, 가능성이 없다는 사실에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 하지만 이대로 젊은 우씨를 허무하게 한 줌의 재로 보낼 수 없었다. 결국 가족은 장기라도 남아 남은 생을 살아줬으면 하는 마음에 장기 기증에 동의했다. 또 마지막 가는 길에 사회에 도움이 돼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랐다.

우씨의 형은 동생에게 “사랑하는 동생 상명아. 너의 도움으로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고, 그 안에서 너도 다시 살 수 있기를 바래. 좋은 일을 하고 하늘나라로 가는 것이니 행복하고 즐겁게 지내길 바란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기증 과정을 도운 송수진 코디네이터는 “사랑하는 가족의 마지막 순간에 기증을 통해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나누어주신 기증자와 유가족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면서 “이 숭고한 나눔이 잘 전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따뜻한 사랑의 마음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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