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향후 방향 위해 복귀…좋은 점은 내 집서 자는 것"
김연경 "향후 방향 위해 복귀…좋은 점은 내 집서 자는 것"
  • 뉴시스
  • 승인 2022.07.08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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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해외 빅리그 콜 있다는 것만으로도 자부심 느껴"

흥국생명 복귀 후 첫 기자회견

서머매치는 불참…다음달 컵대회 출전도 미정
김경목 기자 = 8일 오후 배구선수 김연경(흥국생명)이 강원 홍천군 홍천군체육회 회의실에서 기자회견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권혁진 기자 = 김연경(흥국생명)이 숱한 러브콜을 뿌리치고 국내 복귀를 택한 배경에는 당장의 생활만 고려된 것이 아니다.

오랜 기간 만나지 못했던 국내팬들에게 가깝게 다가가겠다는 생각 외에도 은퇴 후 새로운 삶이라는 큰 그림 또한 이번 결정에 포함됐다.

김연경은 8일 홍천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2 여자프로배구 홍천 서머매치에 앞서 흥국생명 복귀 후 첫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김연경은 한국 배구가 배출한 최고의 선수로 꼽힌다. 2005~2006시즌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은 김연경은 2008~2009시즌을 마친 뒤 해외로 눈을 돌렸다.

이후 일본과 중국, 터키리그에서 세계 최정상급 공격수로 명성을 떨친 김연경은 2020~2021시즌 흥국생명, 지난 시즌 중국 상하이 생활을 마치고 다시 V-리그로 돌아왔다.

김연경은 복귀 배경에 대해 "아직 조심스럽지만, 내가 앞으로 가야할 방향을 봤을 때 국내 복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어린 나이가 아니고, 은퇴 생각을 어느 정도 해야하기에 여러 생각을 하다가 국내로 돌아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어느덧 30대 중반이 됐지만, 여전한 기량을 유지 중인 김연경에게 여러 해외 클럽들이 손을 내밀었다. 그럼에도 김연경은 결심을 바꾸지 않았다.

김연경은 "아직 해외 빅리그에서 콜이 온다는 것만으로도 자부심이 컸다. 큰 무대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다"면서도 "어쨌든 앞으로 내가 가고픈 방향이 있으니 그것을 위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경목 기자 = 8일 오후 배구선수 김연경(흥국생명)이 강원 홍천군 홍천군체육회 회의실에서 기자회견 전 머리를 만지고 있다.

구체적인 방향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게 하나도 없다"면서 말을 아꼈다. 김연경은 "어느 정도 생각은 하고 있고, 천천히 준비하는 과정이다. 지금 구체적으로 말하긴 어렵다. 어쨌든 배구와 관련되고 도움이 될 만한 일들을 하려는 것이다.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가족들은 당연히 환영 일색이었다. 김연경은 "(복귀를 결정하니) 부모님이 너무 좋아하셨다. 해외에서 뛸 때는 코로나19 때문에 못 오셔서 TV로만 보셨는데 이번에는 가까이 있다고 좋아하신다"면서 "사실 나에게 큰 관심은 없으신 편"이라고 웃었다.

대표팀에 대한 이야기도 빠질 수 없었다.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이달 초 끝난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를 12전 전패로 마쳤다.

김연경과 양효진(현대건설), 김수지(IBK기업은행) 등 2020 도쿄올림픽 이후 은퇴를 선언한 언니들의 공백이 크게 느껴지는 분위기다.

김연경은 "오랫동안 대표팀 생활을 했고, VNL이 힘들다는 걸 잘 안다. '고생을 많이 하겠구나'라는 생각으로 응원했다. 아쉽게 승리하지 못하고 경기를 마무리했지만 점점 가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자신의 뒤를 이어 주장의 중책을 맡은 박정아(한국도로공사)와는 대회 기간 중에도 수시로 의견을 나눴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세자르 감독과도 긴밀하게 소통 중이다.

김연경은 "다들 같은 입장이지만 우리 선수들은 유럽에서의 경험이 없기에 시차와 이동거리가 예민한 것은 사실이다.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도와주고 있다. 모든 선수들이 잘했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권순찬 감독 체제로 새 출발에 나선 흥국생명은 당장의 성적보다는 미래를 위한 세대교체에 열을 올리는 준비 중이다. 지난 시즌에는 33경기에서 10승(23패)을 거두는데 그칠 정도로 과도기에 가깝다.

산전수전 다 겪은 김연경의 가세는 어린 선수들이 주를 이루는 흥국생명의 세대교체 작업에 속도를 더해줄 전망이다.

김연경은 "분위기가 너무 좋다. 실력과 체력이 발전하는 점을 보면서 비시즌 준비를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우승이 쉽진 않을 것이다. 작년 우승한 현대건설과 한국도로공사, GS칼텍스 등 강한 상대들이 많다. 어렵지만 선수들과 잘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권순찬 감독과의 스타일을 두고는 "감독님께서 본인은 부산 사나이라고 하시더라. 털털하고 상남자의 느낌이 있다. 아니면 아니고, 맞으면 맞다는 것을 확고하게 해준다. 나로서는 편하고 좋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긴 40분 가량의 기자회견으로 복귀 첫 공식 일정을 마친 김연경은 10일까지 이어질 이번 서머매치에는 출전하지 않을 생각이다.

한국도로공사, GS칼텍스, KGC인삼공사, 흥국생명 등 4개팀이 모여 벌이는 서머매치는 10일까지 사흘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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