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 극복하지 못한 두산 에이스 미란다의 쓸쓸한 퇴장
부진 극복하지 못한 두산 에이스 미란다의 쓸쓸한 퇴장
  • 뉴시스
  • 승인 2022.07.1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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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MVP 투수→올해 3경기 등판 후 방출
 이영환 기자 = 1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3회말 2사 1루에서 키움 푸이그를 플라이로 잡고 수비를 마친 두산 선발 미란다가 기뻐하고 있다.

문성대 기자 = 두산 베어스의 아리엘 미란다(33)가 시즌 도중 방출 통보를 받고 KBO리그를 떠난다.

두산은 지난 13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미란다의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

지난해 미란다는 KBO리그 한 시즌 최다 탈삼진(225개) 기록을 갈아치웠고, 평균자책점(2.33) 1위에 올라 MVP를 거머쥐었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빠른 직구에 '난공불락' 포크볼을 앞세워 2021년 최고의 투수로 군림했다.

두산은 지난 7년간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정규리그와 페넌트레이스에서 수많은 명승부를 연출했다. 그 기간 동안 외국인 투수들의 선전은 절대적이었다. 더스틴 니퍼트, 조시 린드블럼, 라울 알칸타라 등 레전드급 에이스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세스 후랭코프, 크리스 플렉센, 마이클 보우덴도 맹활약을 펼쳤다.

미란다는 이들의 뒤를 이어 두산 선발진을 이끌 재목으로 평가받았다. 두산은 미란다에게 거액의 연봉(총액 190만 달러)을 안겼다. 80만 달러에서 190만 달러(25억원)로 수직 상승한 것이다.

두산은 2022시즌에도 미란다와 강속구 투수 로버트 스탁으로 강력한 원투펀치를 구성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미란다는 지난 2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코로나로 인해 시즌 준비에 차질이 생겼고, 스프링캠프에 늦게 합류했다. 컨디션 난조에다 설상가상으로 어깨 부상으로 팀에서 장기간 이탈했다.

지난 4월17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첫 선을 보인 미란다는 4이닝 1실점 투구를 기록했고, 6일 후 두 번째 경기(LG 트윈스전)에서 3이닝 2실점 피칭으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후 미란다는 부상으로 두 달 넘게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미란다의 퇴출을 언급하기도 했다. 미란다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인 6월25일 KIA 타이거즈전에 등판했지만, ⅔이닝 7사사구 4실점으로 강판됐다. 지금껏 미란다에게 전혀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미란다는 올해 3경기에 등판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8.22를 기록했다.

마지막 한 가닥의 희망을 품었던 두산은 마지막 등판을 끝으로 미란다에게 남은 미련을 버렸다.

미란다는 현재 한국에서 떠나기 위해 절차를 밟고 있다.

마란다를 기다리던 두산(35승 2무 46패)은 7위로 떨어져 포스트시즌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제구력에 문제가 있는 스탁은 예전의 카리스마 있던 투수들에 비해 다소 약하고, 토종 에이스 최원준도 흔들리고 있다. 두산은 새 외국인 투수 브랜든 와델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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