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집 안 팔려 새집 못 들어가"…미입주 늘고 전세매물 쌓인다
"헌집 안 팔려 새집 못 들어가"…미입주 늘고 전세매물 쌓인다
  • 뉴시스
  • 승인 2022.07.1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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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단지 전셋값, 분양가보다 낮아져
"새집 대출 이자 부담…전세 내놓을까"
주산연, 6월 전국 입주전망지수 12.8p↓
김금보 기자 =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아파트 밀집 지역의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매물 정보가 붙어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지난주 88.8보다 0.7p(포인트) 하락했다. 금리인상과 집값 하락 등 부동산 시장 악재가 겹치면서 서울에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이 7주째 감소한 수치다

고가혜 기자 = 인천의 신규 아파트단지 입주를 앞두고 있는 A(63)씨는 현재 실거주 중인 집이 팔리지 않아 입주를 포기하고 새집을 전세로 내놓을지 고민 중이다.

A씨는 "지금 사는 집이 팔려야 새집에 대출 없이 들어갈 수 있는데 헌집이 팔리지 않아 입주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대출을 추가로 받아 새집 잔금을 치르려면 매달 이자만 몇 백만원씩 내야 하다 보니 차라리 전세로 내놓는 게 나을 것 같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입주 물량이 늘고 있는 인천, 경기, 세종 등 일부 지역에서 새 아파트를 분양받아 이른바 '갈아타기'를 하려던 수분양자들이 입주를 포기하거나 전세를 내놓는 경우가 늘고 있다. 심지어 세입자가 나타나지 않아 당초 분양가보다도 낮은 가격에 전세를 내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전날(14일) 기준 수원 매교동의 3600여가구 규모 한 대단지는 이달 입주를 앞두고 전체 가구 수의 36%에 달하는 1312가구가 매매 및 전·월세 매물로 올라와 있었다. 이 단지의 전세 시세는 전용면적 59㎡의 경우 최저 3억1000만원부터 형성돼 있었다.

이는 일반적으로 신규 입주단지들이 분양 이후 올라간 시세를 고려해 분양가와 비슷한 수준에 전세 매물을 올리는 편이고, 같은 평형 최저 분양가가 4억2000여만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1억원 이상 낮게 책정된 가격이다.

또 이달 입주 예정인 인천 검단의 1070여가구 규모 아파트 단지는 전체 가구 수의 29% 수준인 318가구가 전·월세로 나와 있다. 해당 단지는 전용 84㎡가 2억2000만원에 전세매물로 올라와 있었는데, 같은 평형 분양가는 최소 3억8000여만원 수준이었다.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도 집이 팔리지 않아 이사를 가지 못 하고 있다는 하소연들이 줄을 잇고 있다.

한 글쓴이는 "처분 서약조건으로 집을 분양받아서 (이전 집을) 무조건 팔아야 하는데 지금 매수문의 조차도 없다. 복비를 두 배 준다고 하면 효과가 있을까"라며 고민을 털어놓았고, 또 다른 글쓴이는 "반년째 제일 싼 가격에 (집이) 올라가 있는데 안 팔린다. 주위에 집을 내놓은 사람들을 봐도 보러오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달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은 6월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가 전월(85.4)대비 12.8p 하락한 72.6을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세종(72.2)과 인천(70.0), 경기(81.8)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전월대비 20p 이상 하락하면서 입주 여건이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커졌다.

미입주 원인으로는 '세입자 미확보'가 35.2%로 가장 많았고, 기존 주택매각 지연(31.5%), 잔금대출 미확보(29.6%) 순으로 나타났다.

주산연 관계자는 "해당 지역의 입주물량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 완화가 이뤄져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로 인해 대출금액이 증가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입주율 저하를 막기 위해서는 무주택자에 대한 대출규제 완화 등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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