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월세도 매물도 거의 없어요
이젠 월세도 매물도 거의 없어요
  • 김윤희 기자
  • 승인 2022.07.19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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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임대차 시장이 전세에서 월세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임대차법 2년을 앞두고 신규 전셋값이 급등한 데다, 정부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p(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전세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올해 서울 지역 부동산 전월세 시장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50%를 돌파했다. 급격한 전세대출 이자 상승분을 감당하지 못하는 무주택 세입자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월세를 떠안으면서  주거비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5월 전국의 전월세 거래는 총 40만4036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월세가 59.5%(24만321건)를 차지해 전세 거래량(16만3715건·40.5%)을 크게 앞질렀다. 월세 비중은 지난 4월 50.4%(25만8318건 중 13만295건)로 정부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전세 비중을 넘었는데, 불과 한 달 만에 비중이 9.1%p 올랐다.

잇단 금리 인상으로 월세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월세도 오름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종합 월세가격 변동률은 수도권 0.18%, 서울 0.06%로 전달 대비 각각 0.01%, 0.02% 상승했다.

지난달 평균 월세가격도 껑충 올랐다. 임대차법 시행 전인 2년 전과 비교해보면 강북지역은 2020년 6월 99만3000원에서 지난달 120만1000원으로 20.95%, 강남지역은 같은 기간 122만3000원에서 131만4000원으로 7.44% 각각 상승했다.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셋값이 치솟은 상황에서 대출금리마저 급등하면서 무주택 세입자들이 월세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KB국민은행이 조사한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2020년 6월 4억9148만원에서 지난달 6억7792만원으로 2년 동안 38% 올랐다.

전세대출 금리가 올라 이자 부담이 커진 세입자는 계약 갱신 때 전세금을 올리는 대신 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돌리는 반전세 계약을 맺다 보니 주거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실제 올해 상반기(1~6월) 서울 반전세 거래량은 1만8064건으로 지난해보다 8.5% 증가했다.

부동산 시장에선 최근 기준금리 인상으로 전세대출 금리가 12년 만에 6%를 넘어서면서 전세를 월세로 바꾸는 '월세 난민'이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주택 수급불균형에 따른 전셋값 상승세와 매물 부족 현상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금리 추가 인상과 대출 규제 등으로 전셋값을 구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월세를 선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되면서 전세를 월세로 바꾸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부동산에 대한 보유세 부담과 대출금리 인상 등으로 전세의 월세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보유세 부담과 잇단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전세의 월세화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며 "월세가격이 상승하면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자산을 형성해 내 집을 마련하는 시기도 늦춰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무주택 세입자들은 급등한 전셋값에 대출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월세로 전화할 수밖에 없고, 집주인들은 월세를 통해 세입자에게 조세를 전가하고 있다"며 "주택가격이 안정되지 않는다면 월세 증가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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