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혁 "최종 목표는 2m40, 경험 쌓이면 넘을 수 있다"[일문일답]
우상혁 "최종 목표는 2m40, 경험 쌓이면 넘을 수 있다"[일문일답]
  • 뉴시스
  • 승인 2022.07.21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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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은메달 따고 '금의환향'
"경험 쌓이면 바심과 동등해질 것"
"나 자신을 이겨야한다는 생각이 더 강해졌다"
이영환 기자 = 2022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우상혁이 2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김희준 기자 = 2022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남자 높이뛰기 은메달을 거머쥔 '스마일 점퍼'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이 "2m40을 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은메달을 따며 한국 육상 세계선수권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둔 우상혁은 21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우상혁은 귀국 후 인터뷰에서 "언제나 2m40을 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필요하고, 한 번에 되지 않더라도 계속 도전할 것이다. 평생 도전하지 못하는 선수도 있는데 도전할 기회가 있으니 복이 많다"며 "경험을 쌓다보면 2m40을 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우상혁은 한국시간으로 19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의 헤이워드 필드에서 열린 2022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2m35를 날아올라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현역 최강' 무타즈 에사 바심(31·카타르)을 넘지 못하면서 아쉽게 목표로 했던 금메달을 놓쳤다. 하지만 2011년 대구 대회 남자 경보 20㎞의 김현섭이 기록한 동메달을 넘어 한국 육상의 세계선수권 사상 최고 성적을 써냈다.

트랙·필드 종목으로 범위를 좁히면 세계선수권에서 메달을 수확한 건 우상혁이 최초다. 우상혁 이전까지 트랙·필드 선수의 세계선수권 최고 성적은 1999년 세비야 대회 남자 높이뛰기에서 이진택이 작성한 6위였다.

우상혁은 "바심이 이를 갈고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이를 갈았지만 경험 면에서는 내가 확실히 부족하다"며 "경기 후 다시 보니 내가 경험 면에서 미흡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바심은 가벼웠고, 나는 몸 상태가 무거웠다. 그런 부분에서 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빨리 인정했다"고 전했다.

이어 "바심은 올림픽, 세계선수권 등 메이저대회를 많이 뛰었다. 통산 50경기 이상 뛰었을 것이다. 하지만 난 이제 메이저대회를 두 번 뛰어봤다"며 "나도 경험이 쌓이면 바심과 동등해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우상혁은 짧은 휴식 후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에 나설 계획이다.

그는 "다이아몬드리그에 모두 출전할 생각이다. 큰 짐을 덜어냈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다이아몬드리그를 준비할 것"이라며 "압박, 부담이 없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음은 우상혁과의 일문일답.

-역사를 쓰고 돌아왔는데 소감을 말해달라.

"역사를 썼다고 해주셨는데 그렇게 됐다. 얼떨떨하다. 기분은 항상 좋다."

-메이저대회에서 처음 메달을 땄는데.

 이영환 기자 = 2022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우상혁이 2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은메달도 기분 좋다. 또 금메달이면 더 좋았을 것이다. 전지훈련을 하며 아쉬움이 있었다. 금메달을 따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은메달에 만족한다. 후회는 없다."

-2m33에서 2차 시기까지 실패하는 위기가 있었다. 3차 시기를 앞두고 미소를 지었는데 어떤 생각을 했나.

"결선 초반에 2m30을 뛰는데 스스로 '몸 상태가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2m33을 1차 시기에 실패한 후 몸이 무거운 편이라는 느낌이 왔다. 그때 조금 빨리 몸 상태를 인정해야 극복할 수 있다. 항상 3차 시기까지 가면 '걸리더라도 내가 원하는 동작을 하자, 후회없이 내가 원하는 동작을 하자'는 생각을 한다. 그런 생각을 하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고, 3차 시기에 성공했다."

-도쿄에서 2m35를 뛰었고, 이번에도 성공했다. 2m39에도 도전했는데.

"2m39에 도전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 였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준비하는 과정에서 힘든 점이 있었다. 그래서 몸 상태가 생각보다 좋은 편은 아니었다. 그런 것에 비하면 수확이 좋았다."

-관중들이 성인 '우'를 외치며 응원해줬다.

"관중들이 모두 날 밀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바를 넘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는 생각이 들더라. '높이뛰기 하기를 진짜 잘했구나'하는 생각도 했다.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나간 것에 대해 자부심이 느껴졌다.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됐다. 해외에서 '우'라는 이름을 각인 시켜서 뜻 깊다."

-세계선수권에서 바심이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였는데.

"바심이 이를 갈고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이를 갈았지만 경혐 면에서는 내가 확실히 부족하다. 경기를 끝나고 보니 경험에서 내가 미흡하더라. 빨리 인정했다. 나는 경기를 하면서 몸 상태가 무거웠는데 바심은 확실히 가벼웠다. 그런 부분에서 내가 지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다."

-바심을 넘어야 원하는 정상의 자리에 설 수 있다. 어떤 점을 보완해야할까.

"바심은 수많은 메이저대회를 뛰었다. 통산 50경기 이상을 뛰었을 것이다. 나는 메이저대회를 두 번 경험해봤다. 바심은 이제 메이저대회나 다이아몬드리그 출전 횟수 줄이고 있다. 난 2024년 파리올림픽까지 더 많이 뛸 것이다. 횟수가 비슷해지면 동등해질 것이다. 더 많이 뛴다면 내가 원하는 동작도 만들어 질 것이다."

-남은 다이아몬드리그에 출전할 계획인가.

"다 뛸 계획이다. 큰 숙제를 다 했다. 큰 짐을 덜어냈다. 이제 가벼운 마음으로 다이아몬드 리그를 준비할 것이다. 압박, 부담도 없다. 가볍게 뛰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출국할 때보다 살이 빠졌는데. 먹고 싶은 것도 있을텐데.

"경기 끝나고 많이 먹진 못했다. 결선이 끝난 뒤에는 먹을 것이 당기지 않더라. 한국에 맛있는 것이 많으니 와서 먹으려고 생각했다. 이번주까지는 휴식을 취하면서 먹고 싶었던 것을 먹으려고 한다."

-뭐가 제일 먹고 싶은가.

"고기, 떡볶이 등 여러가지를 먹고 싶다. 먹고 싶은 것이 많다."

-2m39 뛰면서 2m38은 해볼만하다는 생각이 들던가.

"언제나 2m40을 뛸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 번에 되지 않고,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계속 도전할 것이다. 평생 도전하지 못하는 선수도 있다. 나는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니 복이 많다. 경험을 쌓다보면 2m40을 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종 목표다."

-2025년 세계서수권 개최지가 일본 도쿄로 확정됐다.

"오리건에 도착하자마자 2025년 세계선수권 개최지가 도쿄가 됐다는 기사를 봤다. '날 이렇게 도와주나' 싶더라. 도쿄올림픽에서 4위해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목표는 2024년 파리 올림픽이었는데 파리를 찍고 도쿄까지 마무리하면 딱 좋을 것 같다."

-입국장에 부모님이 오셨다.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

"항상 멀리서 응원을 많이 해주신다. 힘이 난다. 멀리서 든든하게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편하게 경기를 준비할 수 있었다. 감사하다."

-시상식에서 바심과 대화를 나누던데 어떤 이야기를 했나.

"바심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됐다. 바심이 '앞으로 자주 만날 것 같다, 축하한다'고 하더라. 다음에 다시 보자고 이야기했다."

-높이뛰기 매력을 느낀 팬들이 많은데.

"직관하시는 분은 확실히 아실 것이다. 관중이 준비하려고 하는 선수를 응원해주는 포인트가 매력적이다. 흥분되고 매력적인 종목이다. 바를 넘은 후 선수들의 세리머니도 매력적이다."

-곧 전역인데, 앞으로 훈련 계획은.

"더 편안한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을 것 같다. 더 잘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잘 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지 않을까 싶다."

-파리올림픽 각오가 더 단단해졌을 것 같은데.

"예선을 수월하게 통과하니 모든 선수가 나를 견제하더라. 나와 바심을 많이 견제했다. 결선에서 바심과 내가 1대1 대결이 됐을 때 확실히 느꼈다. 다른 선수들보다 나 자신을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나 자신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 더 강해졌다."

-컨디션 좋지 않았다고 했는데 어느정도였나.

"확실히 말하면 예선에서 70~80% 정도였다. 결선에서 100% 이상이 됐어야하는데 미만의 에너지가 나왔다. 아쉬움이 남는다. 수월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잘 풀리지 않았다."

-2023년에 실내외 세계선수권이 연달아 있는데.

"내년에 연달아 세계선수권 있어서 좋다. 내년 8월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까지 1년 남았다. 실내 시즌도 천천히 준비할 것이다. 내년 3월 난징 세계실내선수권,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타이틀을 기필코 다 가져오겠다."

-국민들에게 한 마디한다면.

"응원을 부탁드렸는데 진짜 많이 해주셨다. 국민 여러분께서 응원 많이 해주셔서 힘이 났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음에도 응원을 많이 받아 좋은 결과가 나왔다. 앞으로도 육상, 높이뛰기를 많이 응원해달라. 우상혁에 대해 더 관심 가져주시고 응원해 주시면 거기에 보답해 드리겠다. 앞으로 금메달 많이 따고 우승하는 우상혁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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