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무상' 오승환, 끝판대장 면모 어디로…7월 4블론
'세월 무상' 오승환, 끝판대장 면모 어디로…7월 4블론
  • 뉴시스
  • 승인 2022.08.01 13: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7월에 7경기 등판해 2패, ERA 12.79 부진

7월27일 한화전서 6회 등판하기도
백동현 기자 = 1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 대 LG 트윈스의 경기, 삼성 오승환이 역투하고 있다. 

김희준 기자 = '끝판대장' 오승환(40·삼성 라이온즈)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오승환은 7월 한 달 동안 7경기에 등판했으나 한 번도 세이브를 수확하지 못했다.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12.79가 오승환이 7월에 받아든 성적표다.

전반기에 한 차례에 불과했던 불론세이브를 한 달 동안 4번이나 저질렀다.

7월의 출발부터 좋지 않았다. 지난달 첫 등판이었던 7월 6일 대구 LG 트윈스전에서 9-9로 맞선 9회초 등판, 선두타자 유강남에 좌월 솔로 홈런을 맞고 패전 투수가 됐다.

지난달 9일 대구 SSG 랜더스전에서는 9-5로 앞선 8회말 2사 1, 2루 상황에 등판해 1⅓이닝 3실점으로 흔들렸다. 볼넷으로 만루 위기를 만든 후 밀어내기 볼넷을 2개나 줬고, 박성한에 싹쓸이 3루타를 얻어맞았다. 9회초를 무실점으로 막기는 했으나 이미 SSG에 역전을 허용한 뒤였다.

오승환은 7월 12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악몽을 꿨다. 3-2로 앞선 9회말 등판해 배정대에 동점 솔로포를, 앤서니 알포드에 끝내기 홈런을 얻어맞았다. 오승환의 연속타자 홈런을 맞은 것은 프로 입단 첫 해였던 2005년 이후 17년 만의 일이었다.

후반기가 시작된 후에도 오승환은 안정을 찾지 못했다.

7월 22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삼성이 2-1로 앞선 9회말 세이브 상황에 등판한 오승환은 선두타자 송성문에 동점 솔로 홈런을 맞아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오승환이 자꾸 흔들리자 굳건한 신뢰를 보이던 허삼영 삼성 감독도 생각을 바꿨다. 허 감독은 22일 경기 후 "이름값에 연연하지 않고 상황에 맞게끔 기용하겠다. 오승환을 계속 믿고 갈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했다.

다음 등판인 지난달 27일 포항 한화 이글스전에서 오승환은 6-3으로 앞선 6회초 모습을 드러냈다. 오승환이 7회 이전, 즉 1~6회 사이에 등판한 것은 2010년 6월 17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5회 등판한 이후 12년 1개월, 4423일만이었다.

어색한 등장이었지만 오승환은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홀드를 수확했다.

오승환은 하루 뒤인 7월 28일 한화전에서 연장 10회초 등판해 역시 1이닝을 무실점으로 책임졌다.

허 감독은 오승환이 2경기 연속 무실점 투구를 펼치자 7월 31일 대구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다시 오승환에 뒷문을 맡겼다. 4-3으로 앞선 9회초 오승환을 투입했다.

오승환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1이닝 2실점으로 흔들려 롯데의 역전을 허용했다. 1사 1루에서 이학주에 동점 적시 2루타를 맞았고, 고승민에 역전 적시타를 헌납했다. 삼성이 9회말 동점을 만든 뒤 연장에 가지 않았으면 오승환이 또 패전 투수가 될 뻔했다.

오승환은 '살아있는 전설'이다. KBO리그 각종 세이브 관련 기록은 오승환을 빼놓고 논할 수 없다.

KBO리그 통산 세이브 순위에서 357세이브로 압도적인 1위다. 그를 제외하면 300세이브를 넘긴 투수도 없다.

오승환이 2006년, 2011년 기록한 47세이브는 여전히 역대 단일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으로 남아있다. KBO리그에서 5번이나 구원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올해 전반기까지만 해도 오승환은 건재함을 과시했다. 전반기 32경기에서 18세이브(2승 2패)를 거뒀다. 블론세이브도 한 차례에 불과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서는 영 이름값을 하지 못하고 있다.

직구 구속 저하가 오승환 부진의 주요 이유로 꼽힌다. 오승환은 구위로 상대를 압도하는 유형의 투수였다. 그의 직구는 구속이 빠를 뿐 아니라 무브먼트도 좋아 '돌직구'로 불렸다.

세월이 지나면서 구위가 예전보다 떨어졌지만, 오승환은 한층 예리하게 가다듬은 슬라이더에 포크볼, 커브를 효과적으로 섞어던지며 최정상급 마무리 투수의 면모를 이어갔다.

오승환의 직구 구속은 전반기까지만 해도 평균 시속 140㎞ 중후반을 찍었다. 지난해 오승환의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145.7㎞였는데, 올해 전반기에도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7월 들어 구속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7월에 치른 7경기에서 7월 28일 한화전(평균 시속 145㎞)을 제외하고 나머지 6경기에서 평균 구속이 140㎞ 초반대에 머물렀다. 지난달 31일 롯데전에서도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143㎞에 그쳤다. 직구 구위가 떨어지다보니 변화구 위력도 반감됐다.

삼성은 오승환의 부진으로 뒷문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규민을 제외하고는 마무리 투수로 나설만한 투수도 눈에 띄지 않는 상황이다. 여러모로 삼성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