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부대동맥류 전조 증상 없고 파열되면 급사 위험 커
복부대동맥류 전조 증상 없고 파열되면 급사 위험 커
  • 김윤희 기자
  • 승인 2022.08.3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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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에서 복부로 내려오는 복부대동맥을 통해 혈액이 각각의 장기로 공급된다. 하지만 이 혈관이 여러가지 원인으로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정상 혈관 대비 1.5배 이상 늘어난 것을 복부대동맥류라고 한다.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아 검사상 우연히 발견된 경우가 아니라면, 이미 터진 상태로 병원에 실려오기 때문에 사망률이 매우 높다.

고현민 경희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는 “복부대동맥류가 생길 수 있는 원인에는 흡연, 고혈압, 고지혈증 등이 있고 유전 질환은 아니지만 부모가 복부대동맥류를 앓았던 적이 있다면 자녀 또한 생길 확률이 높다”며 “예고 없이 터질 위험이 있는 질환으로서 터지면 엄청난 양의 출혈이 발생해 수 분 내 사망할 수 있기 때문에 가족력이 있거나 배에 덩어리가 만져진다면 사전검진을 통해 진단받고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복부대동맥은 배, 골반, 다리로 피를 내보내는 혈관이므로 계속 부풀어 오르다가 터지면 대량 출혈이 불가피하다. 복부대동맥 파열 환자 가운데 대부분이 병원 이송 중이나 수술 중 사망하는 이유다.

복부대동맥류를 진단하려면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 혹은 초음파 검사를 통한 복부혈관검사를 받아야 한다. 호발 연령이 50대 이상임을 감안해 50대에 들어섰다면 한번쯤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다만 복부대동맥류가 발견됐다고 해서 모두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크기와 모양에 따라 치료 여부와 방법을 선택한다.

고 교수는 “복부대동맥류 직경이 5cm미만이면 1년 안에 터질 확률은 1% 미만으로 주기적인 검사를 통해 추적관찰을 하지만, 직경이 5cm를 초과하면 터질 확률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며 “직경 이외에도 대동맥이 주머니 모양이거나 감염된 소견을 보인다면 크기에 상관 없이 가능한 빨리 치료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복부대동맥류 치료법으로는 국소마취 후 서혜부 쪽에 작은 구멍을 뚫어 스텐트로 된 인공혈관을 대동맥 안에 삽입하는 '스텐트 그라프트 삽입술'이 있다. 합병증 위험의 부담이 적어 환자의 나이가 많거나 전신상태가 좋지 않다면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동맥류를 완전히 제거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삽입한 스텐트 그라프트와 혈관벽 사이에 피가 샌다면 혈관이 계속 늘어날 수 있어 시술 후 정기적인 검사가 동반돼야 한다.

고 교수는 “수술적 치료는 대동맥류를 완전히 제거하고 새로운 인공혈관으로 교체하는 것으로, 복부 전반을 열고 혈관을 교체하는 동안 혈액을 차단하게 된다”며 “이때 심장이나 폐, 신장 등에 무리가 가면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매우 위험한 수술이지만, 장기적으로 감염문제 등이 발생하지 않으면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젊은 환자나 전신상태가 양호하다면 권장한다”고 말했다.

이어 “복부대동맥류 치료는 신속하고 정확하게 진행돼야 하고, 잘못되면 큰 위험이 발생할 수 있어 집도의의 역량과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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