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만나는 손정의, SK하이닉스 박정호 부회장도 만날까
이재용 만나는 손정의, SK하이닉스 박정호 부회장도 만날까
  • 뉴시스
  • 승인 2022.09.23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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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회장 방한 예고에…박 부회장과의 친분도 '주목'
박 부회장, 출장이 관건…삼성-SK 연합 탄생 '촉각'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기자회견장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인준 기자 =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내달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만나 ARM 등 전략적 협력을 논의하기로 한 가운데,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등 SK그룹 경영진과 접촉할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손 회장과 박 부회장이 이어온 오랜 친분 때문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박 부회장은 SK텔레콤 전무로 근무하던 2009년에 일본에서 손 회장을 처음 만나 인연을 맺었다.

손 회장이 박 부회장에게 먼저 연락해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미국 리먼 사태로 글로벌 경제위기가 찾아왔는데, 손 회장이 박 부회장에게 통신사업에 대한 여러 가지 의견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부회장은 이후에도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함께, 또는 미국 다른 기업의 경영진 등과 함께 만나 교분을 쌓아왔다.

양측의 사업 협력이 진행되기도 했다. 소프트뱅크는 한국에서 SK텔레콤과 함께 사물인터넷(IoT) 생태계에 협력해왔다.

박 부회장은 지난 2017년 2월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콩그레스(MWC) 2017'에서도 손 회장과 만났다. 당시 SK하이닉스가 투자를 검토 중이던 일본 낸드플래시 업체 도시바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SK하이닉스는 한미일 연합에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해 도시바의 지분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박 부회장과 손 회장의 친분을 고려하면 구체적인 인수 제안이 아니더라도, 이미 ARM 매각 등 이슈에 관련한 의견을 교환했을 것으로 추측한다.

박 부회장은 지난 3월 SK스퀘어와 SK하이닉스의 주주총회에서 연달아 "여러 국가의 업체들과 공동 컨소시엄을 구성해 ARM 지분 확보로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다만 소프트뱅크와 세계 최대 기술 펀드 '비전펀드'가 잇단 투자 실패로 생긴 적자 문제를 해소하는 데 집중하느라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을 것으로 추측한다.

그러나 손 회장이 이번에 한국 방문을 공식화한 만큼 이재용 부회장뿐 아니라 다른 기업들과 협력 방안을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박 부회장의 경우 내달께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지원을 위해 미국 출장길에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의 방한과 박 부회장이 출장의 시기가 겹치면 서로 엇갈릴 수도 있다. 그럼에도 손 회장이 ARM 지분 처리 문제를 공식화한 만큼 관련 논의가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출장 일정이 현재로서는 가장 큰 변수"라며 "박 부회장이 컨소시엄 인수를 업계에 제안한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 업계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간 협력 가능성이 열리게 됐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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