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오름세 주춤했지만…외식 30년만에 최대·배추 2배 껑충(종합)
물가 오름세 주춤했지만…외식 30년만에 최대·배추 2배 껑충(종합)
  • 뉴시스
  • 승인 2022.10.05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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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2022년 9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
물가 5.6% 상승…"석유류 가격 둔화 영향"
무 91.0%↑·파 34.6%↑ 등 채소류 22.1%↑
7월 물가 정점 가능성…환율 등 상방 요인
9월 누계물가 5.0%…연간 5%대 초반 전망
김금보 기자 =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고랭지 배추가 특판가에 판매되고 있다

 박영주 옥성구 기자 =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5.6% 오르며 두 달 연속 상승세가 둔화됐다. 공업제품과 개인 서비스, 채소류 등 농축수산물의 가격 강세가 지속됐으나 석유류 가격 오름폭이 둔화되면서 전월보다 물가상승률이 축소된 모습이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93(2020=100)으로 1년 전보다 5.6% 오르며 두 달 연속 5%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3.2%), 11월(3.8%), 12월(3.7%), 올해 1월(3.6%), 2월(3.7%)까지 5개월 연속 3%를 보였다. 3월(4.1%)과 4월(4.8%) 4%대에 이어 5월(5.4%) 5%대로 올라서더니 6월(6.0%)과 7월(6.3%)에는 6%대까지 치솟았다. 8월(5.7%)에는 물가 상승률이 7개월 만에 꺾인 데 이어 지난달에는 전월보다 오름폭이 더 축소됐다.

소비자물가는 계절적 요인 등을 고려해 주로 전년 동월과 비교한다. 다만 단기적인 물가 추세를 알기 위해 전월(108.62)과 비교한 결과 0.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과 비교했을 때 8월 지표가 21개월 만에 하락세를 보였으나 지난달 다시 오름세로 전환한 셈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5.6% 오르며 두 달 연속 상승률이 둔화됐다. 공업제품과 개인서비스, 채소류 가격 강세가 계속됐으나 석유류 가격 오름폭이 둔화되면서 전월보다 물가상승률이 축소됐다. 

품목별로 보면 상품과 서비스 물가는 각각 지난해 같은 달보다 7.2%, 4.2% 상승했다. 상품 중 농축수산물 물가는 6.2% 올랐다. 채소류 가격이 22.1% 오르면서 농산물 물가가 8.7% 상승률을 보였다. 배추가 95.0%, 무도 91.0% 상승했다. 파(34.6%), 풋고추(47.3%), 포도(14.5%) 등도 올랐다.

축산물 가격은 전년보다 3.2% 상승했다. 돼지고기(4.1%), 수입 쇠고기(12.7%) 등은 올랐으나 달걀(-6.3%) 등은 가격이 내려갔다. 수산물 가격은 4.5% 상승했다.

공업제품은 1년 전보다 6.7% 올랐다. 경유(28.4%), 등유(71.4%), 휘발유(5.2%) 등 석유류 가격이 16.6% 오르며 상승세가 지속됐으나 전월보다는 2.7% 하락하며 가격 오름폭이 둔화됐다. 빵(15.1%) 등 가공식품 물가는 8.7%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기·가스·수도 요금은 전년보다 14.6% 상승했다. 전기료(15.3%), 도시가스(18.4%), 지역 난방비(12.5%), 상수도료(3.5%) 등이 모두 오르면서다.

서비스 물가 중 유치원 납입금(-19.1%), 부동산중개수수료(-7.7%) 등 공공서비스 물가는 0.7% 오르는 데 그쳤다. 반면 개인 서비스 물가는 6.4% 오르며 1998년 4월(6.6%) 이후 최대 상승 폭을 보였다. 특히 생선회(9.6%), 치킨(10.7%) 등 외식 물가는 9.0%나 껑충 뛰었다. 이는 1992년 7월(9.6%) 이후 30년 2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오른 수준이다. 외식 외 서비스 물가도 2008년 12월(4.9%) 이후 최대 상승 폭인 4.5%를 기록했다.

집세는 전세(2.5%)와 월세(0.9%)가 모두 오르면서 1.8% 상승했다.

지난 2020년 4월8일 미 텍사스주 칸스 시티 인근의 석유 시추 장비 뒤로 해가 지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산유국들의 협의체 OPEC+가 5일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국제 유가가 하락함에 따라 세계 경제에 대한 원유 공급을 하루 10만 배럴씩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보다 6.5% 상승했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2.8% 올랐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4.5% 상승했다. 전월(4.4%)보다는 오름폭이 소폭 확대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보다 4.1% 상승했다. 2008년 12월(4.5%) 이후 13년 9개월 만에 최대 오름폭이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향후 물가 전망에 대해 "10월부터 'OPEC(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의 감산 결정에 따른 석유류 가격이 다음 달 물가 상승 폭을 결정하는데 크게 영향을 줄 것"이라며 "물가 상승세 축소에 가장 주요한 영향을 주는 석유류 가격 둔화 흐름이 지속된다면 7월 물가가 정점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환율 상승세에 따른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이 있고 전기요금·도시가스 요금 인상 등 상방 요인이 있어 물가 오름세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다만 석유류 둔화 흐름이 유지되면 오름세는 크게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간 물가 전망과 관련해서는 "9월까지 누계된 소비자물가가 5.0%다"면서 "이런 흐름을 유지하면 연간 물가상승률은 5% 초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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