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내년 적자 전망"…혹한기 실적 공포 확대
"SK하이닉스, 내년 적자 전망"…혹한기 실적 공포 확대
  • 뉴시스
  • 승인 2022.10.13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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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업황 비관론 일파만파…업계, 적자 우려 '고개'
"수요 회복 어렵다"…3분기 컨콜서 감산 언급 여부 주목

 이인준 기자 = 메모리 반도체 거래가격이 급격한 수요 둔화로 하락세를 거듭하면서 업계에 '적자' 공포가 커지고 있다. 업체들은 생산 속도를 조절하는 등 수요 둔화에 따른 공급 과잉 사태를 해결하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적어도 내년까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침체가 이어질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가 큰 상황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메모리 반도체 업계 2위 SK하이닉스의 내년 영업이익을 2470억 적자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가 적자 전환한다면 2012년(2273억원 적자) 이후 11년 만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남대종·김광수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ASP(평균거래가격)의 하락세는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적자 전환을 전망한 이유를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기준 매출의 97%가 메모리 반도체에서 나온 만큼 메모리 반도체 경기 악화에 따라 침체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더욱 큰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이미 공급 과잉의 정도가 큰 것으로 평가받는 낸드 플래시 사업 부문에서 지난 3분기(7~9월) 적자 위기를 겪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키옥시아 등 낸드 플래시 경쟁업체들은 반도체 생산 재료인 웨이퍼(원판)의 투입량을 30%가량 줄이는 등 감산에 나선 상황이다.

다만 메모리 가격 하락세를 되돌리기는 역부족인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대만의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오는 4분기 낸드플래시 가격이 직전 분기보다 평균 15~20% 하락할 것이라며 추가적인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SK하이닉스 낸드 사업의 적자 우려는 내년 말까지 지속될 수도 있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한다.

D램도 거래가격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어 내년 1분기에는 영업이익 적자에 내몰릴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수요 회복이 더뎌 제품 가격이 내려가고 있는 반면 반도체 산업은 설비 가동을 멈추는 것이 오히려 손해일 수 있어 감산 결정은 쉽지 않은 문제다.

SK하이닉스는 수요 둔화 위기에 대응해 투자 속도를 조절하는 등 공급량 증가를 제한하는 활동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앞서 지난 7월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하반기 시장 수요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며 "고객사들의 재고가 높아져 내년 시설투자도 상당폭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장비 협력사들과 내년도 설비투자 물량을 줄이는 문제를 논의 중이다.

업계에서는 생산량을 줄이는 감산에 대한 논의도 진행될지 주목하고 있다.

메모리 가격은 바닥 모를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내년에도 20% 이상 추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내년 D램 시장 성장률 전망치를 20% 감소로 조정하면서 "메모리 수요 회복을 막연히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인위적이지는 않다 해도 뭔가 유연한 감산 계획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업계 1위 삼성전자는 메모리 업황 둔화에도 "현재 인위적인 감산 계획은 없다"며 원가 절감 등을 통해 위기를 돌파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SK하이닉스도 아직은 웨이퍼 투입량을 계획보다 줄이는 등 인위적인 생산량 감소 논의는 하지 않고 있다.

다만 반도체 실적이 적자 위기를 겪는다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도 감산 논의에 당연히 참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달 26일(SK하이닉스)과 27일(삼성전자) 열리는 두 회사의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전화회의)을 통해 향후 생산량 조절에 대한 언급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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