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발병 변이 89개 발굴…韓 유전체 정보 첫 반영
뇌졸중 발병 변이 89개 발굴…韓 유전체 정보 첫 반영
  • 뉴시스
  • 승인 2022.10.14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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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참여 대규모 국제연구팀
세계 270만명 이상 유전체 정보 분석
韓 환자 유전체정보 반영 첫 국제연구
"韓 특화 뇌졸중 연관변이 발굴 지속"
배희준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백영미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참여한 대규모 국제 연구팀이 다양한 인종의 전체 유전체 정보를 분석해 뇌졸중 발생과 연관된 새로운 유전 변이 89개를 발굴했다. 한국인 뇌졸중 환자의 유전체 분석 결과가 반영된 것은 세계 최초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배희준 교수 등 국내 연구진이 속한 국제 뇌졸중 유전체 컨소시엄(International Stroke Genetics Consortium, ISGC)은 ‘기가스트로크(GIGASTROKE)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270만 명 이상의 전체 유전체 정보를 연구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발굴된 유전 변이는 2018년 52만 여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메가스트로크(MEGASTROKE) 프로젝트’에서 발견한 유전 변이보다 67개가 많다.

연구진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새롭게 도출된 유전체 정보를 이용해 ‘다중유전자위험점수(Polygenic Risk Score, PRS)’를 개선했다. 개선된 PRS는 유럽인 중심으로 구성된 기존 모델과는 달리 동아시아를 비롯한 다인종의 유전체 데이터가 반영돼 다양한 인종의 뇌졸중 발생 위험 예측이 가능해졌다. 이전 모델 대비해 뇌졸중 발병 예측률이 93% 향상됐고, 특히 PRS 상위 1%에 해당될 경우 평균보다 뇌졸중 발병 위험이 2.5배 높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유전체 정보가 뇌졸중 예방과 치료에도 활용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뇌졸중 치료 약물을 규명하기 위해 발굴한 유전체를 분석해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약물 타깃 6개(F11·KLKB1·PROC·GP1BA·LAMC2·CAM1)를 식별했다.

이번 연구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기존에는 반영되지 않았던 한국인 유전체 데이터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국내 17개 병원과 국립보건원 공동연구팀(CRCS-K-NIH)이 수집한 뇌졸중 환자 1120명의 유전체와 한국인 유전체 역학조사사업으로 수집한 정상인 7만7583명의 유전체를 국립보건원이 자체 개발한 ‘한국인칩’을 이용해 분석한 정보가 이용됐다. 향후 뇌졸중 예방과 치료를 위해 효과적으로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배 교수는 “기존 연구는 유럽인을 대상으로 해 동아시아인에 적용에 한계가 있었지만 이번 프로젝트에 한국인 유전체 데이터 반영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며 “더 나아가 한국인에 특화된 유전 변이를 발굴하기 위해 연구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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