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프로축구 또 인종차별, 19세 킨은 골로 '응수'
이탈리아 프로축구 또 인종차별, 19세 킨은 골로 '응수'
  • 뉴시스
  • 승인 2019.04.04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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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세 킨이 골을 넣은 후 자신을 향해 인종차별 발언을 한 칼리아리 서포터에게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모이세 킨이 골을 넣은 후 자신을 향해 인종차별 발언을 한 칼리아리 서포터에게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1부리그)에서 또다시 인종차별 행위가 발생했다. 2000년생 이탈리아 국가대표 공격수인 모이세 킨이 피해를 당했다. 

킨은 3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칼리아리에 있는 사르데냐 아레나에서 열린 2018~2019 세리에A 30라운드 유벤투스와 칼리아리의 경기에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장했다. 

그러나 그는 칼리아리 관중으로부터 경기 내내 인종 차별 행위를 당했다. 그의 아버지는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 출신 흑인으로 킨의 피부도 검다. 칼리아리 관중들이 이에 대해 모멸적 발언을 하며 문제가 됐다. 

킨은 인종 차별에 골로 응수했다. 팀이 1-0으로 앞선 85분 쐐기골을 터뜨리는 등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2-0 승리를 견인했다. 골을 넣은 후 칼리아리 서포터를 향해 양팔을 벌리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팀 동료인 블레이즈 마튀디와 조르지오 키엘리니는 심판에게 인종차별 행위를 강력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경기가 끝난 후 킨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자신이 세리머니를 펼치는 사진을 게재하며 "인종차별에 대항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썼다.

팀 동료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마시모 알레그리 유벤투스 감독은 "서포터들의 그런 행동은 부적절했다. 바보같은 행동이다. 소수의 그런 행동이 다수에게 피해를 준다"면서 "징계에 그칠 게 아니라 중계 카메라로 그런 관중을 찾아내서 평생 경기장에 출입 금지 시켜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킨의 행동에 대해서도 "그런 식으로 세리머니를 해선 안 됐다. 아직 젊기 때문에 (오늘 상황에서 더) 배워야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레안드로 보누치 역시 "세리머니는 동료들과 펼치는 것이다. 그런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면서 "내가 보기에 잘못은 50 대 50이다. 킨도 그런 행동을 해선 안 되고 서포터도 그렇게 나서선 안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튀디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킨의 사진을 업로드하며 "백+흑, 인종차별 반대"라는 글을 남겼다.  

유벤투스가 전통적으로 입고 있는 검은색과 백색의 유니폼을 '비앙코네리'(이탈리아어로 흑백)라고 부르는 것에 빗댄 인종차별 반대 의견이었다.

이탈리아 프로축구는 인종차별로 왕왕 문제를 겪는다.

지난해 1월엔 칼리아리 서포터가 마튀디를 향해 인종차별 행위를 해, 경기 후 칼리아리 구단이 공식 사과를 한 적이 있다.  

지난해 12월엔 나폴리의 세네갈 출신 수비수 칼리두 쿨리발리를 향해 인터밀란 팬들이 원숭이 소리를 내 물의를 빚었다.  

또 2017년에는 독일의 흑인 수비수 안토니오 뤼디거(첼시)가 과거 몸담았던 AS로마와 경기에서 AS로마 팬들에게 인종차별 피해를 겪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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