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대치 8시간만 민주연구원 철수…"추후 원칙 따라 압수수색"
檢, 대치 8시간만 민주연구원 철수…"추후 원칙 따라 압수수색"
  • 뉴시스
  • 승인 2022.10.20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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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민주, 오후 3시부터 8시간 당사 앞 대치
野, 대치 길어지자 국정감사 중단하고 집결
민주당원·유튜버 500여명 모여 시위하기도
민주 "당사 압색은 도발" 檢 "적법 영장집행"

하지현 여동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루된 '위례·대장동 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9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근무지인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에 나섰으나, 민주당 의원들과 대치 8시간여 끝에 불발됐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 9명은 이날 오후 3시5분께 민주당사에 위치한 민주연구원에 도착해 압수수색 영장 집행에 나섰다. 그러나 이 소식을 들은 민주당 관계자들은 당사 앞으로 달려가 검찰 수사팀의 출입 통제를 시도했다.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은 "검찰이 제1야당 당사 압수수색을 나왔다.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찾아볼 수 없는 무도한 행태"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당초 민주당은 김용 부원장의 변호인이 현장에 도착한 뒤 검찰 압수수색에 대한 대응 여부를 결정하겠단 방침이었다. 그러나 김 부원장의 변호사는 이날 당사에 도착하지 않았다.

이에 의원들과 검찰 간 대치는 수사팀이 오후 10시47분께 철수하기 전까지 8시간여 동안 이어졌다. 500여명 가량의 민주당 당원과 유튜버들이 당사 앞에 모여 시위를 진행했다.

민주당원인 한 남성 지지자는 "지금이 전두환 독재 시절인가. 민주당을 뭘로 보는 건가"라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시켰나. 제1 야당을 우습게 보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지지자들도 '김건희나 압수수색해라' '검찰 반드시 개혁해야 한다' '민주당 당원을 무시하지 마라'라고 소리치며 검찰의 압수수색에 항의했다.

대치 2시간이 지나자, 민주당은 진행 중이던 국정감사를 전면 중단하고 소속 의원 전원이 당사에 집결하도록 지시했다. 중앙당사에 도착한 의원들은 '윤석열 정권 정치 탄압 규탄한다'는 피켓을 들고 검찰 관계자들과 대치를 이어갔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김 부원장이 임명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윤석열 검찰이 압수수색을 하는 건 24%까지 떨어진 지지율의 탈출구로 삼으려는 정치적 행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오후 7시가 넘어가자 집회 차량이 들어와 노래를 부르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검찰의 횡포 당원들은 반대한다' '정치검찰 정치깡패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사무직 당직자 노동조합위원회에서 당사 창문에 플랜카드를 내걸자 지지자들이 환호하기도 했다. 해당 플랜카드에는 '정권의 사냥개로 전락한 정치검찰의 이중 잣대를 규탄한다' '당직자의 삶의 터전을 위협하는 정치 탄압 압수수색'이 적혔다.

민주당이 검찰 측에 청와대 압수수색과 같은 임의제출 형식의 압수수색을 제안하기도 했으나, 검찰이 난색을 보이기도 했다. 윤석열 정권 정치탄압 대책위원장인 박범계 의원은 "내일 낮에 오면 임의제출 방식으로 압수수색 영장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해드리겠다"며 김 부원장과 민주연구원 측 변호사가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원들과 검사들 간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조오섭 의원은 "오늘 압수수색이 안 될 거 뻔히 알고 오시지 않았나"라며 "민주연구원 자체가 당사다. 압수수색이 되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이렇게 찾아온 의도는 정치공세와 쇼를 하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검찰 관계자들은 "정당에 대한 압수수색이 아니고, 오로지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된 수사를 하다가 불법 자금이 발견돼 당사자의 책상만 압수수색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협조를 요청했다.

11시가 다 돼서도 검찰과 의원들 간 대치가 이어지자, 수사팀은 "추후 원칙에 따른 영장 집행을 하겠다"며 대치 8시간 만에 철수했다.

호승진 중앙지검 부부장검사는 "검찰로서는 법률에 따른 원칙적인 법 집행을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며 "금일은 늦은 시간, 안전 사고 우려 등을 고려해 철수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추후 영장 집행에서는 관계자들께서 법 집행에 대해 협력 정신에 따라 협조해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지지자들은 검찰이 철수했다는 소식에 소리를 지르고 클락션을 울리며 환호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최소한의 경계 태세를 갖추기로 했고, 의원들도 여러 일정 있는데 그런 것들 최대한 자제하고 당사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제에 집중하기로 결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검찰의 압수수색 집행이 실패함에 따라, 이르면 내일 다시 민주연구원에 대한 강제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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