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줍줍'에 16만명 몰린 고덕 신축, 4.6억 '뚝'…9.5억에 팔려
'줍줍'에 16만명 몰린 고덕 신축, 4.6억 '뚝'…9.5억에 팔려
  • 뉴시스
  • 승인 2022.10.26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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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 전용 59㎡ 30% 급락
작년 최고가 14.1억 대비 4.6억 낮은 가격
대단지 밀집한 송파·강동서 하락징후 뚜렷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 투시도

이예슬 기자 = 올해 초 무순위청약에 16만명이 몰린 서울 강동구의 신축 아파트에서 최고가 대비 30%가 넘게 하락한 거래가 나왔다.

2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 전용면적 전용 59㎡가 지난 8일 9억5000만원(9층)에 거래됐다. 최고가인 지난해 2월 14억1000만원(6층)에 비하면 4억6000만원 낮은 가격으로, 약 32.6% 급락했다. 최고가를 경신한 뒤 12억~14억원대에서 손바뀜되다가 이달 10억원 밑으로까지 떨어진 것이다.

고덕주공7단지를 재건축한 이 아파트는 2019년 12월 입주를 시작해 만 3년도 안 된 신축으로, 1859가구 대단지다. 올 초 전용 84㎡ 2가구 취소분에 대한 무순위청약에서 무려 16만8644명이 몰려 8만432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유명 아파트다. 7억원대에 분양했는데, 무순위청약 당시 거래 시세가 16억~18억원 수준이라 '10억원 로또청약'으로 화제가 됐었다.

인근의 신축아파트들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4000가구가 넘는 고덕아르테온의 같은 평형이 하반기 들어 11억원대에 거래되다가 지난달 10억2000만원(3층)에, 고덕센트럴아이파크가 8월 11억원대에 팔렸다.

전체적으로 신축아파트의 가격이 빠지는 추세이기도 하다. 한국부동산원의 월간 연령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9월 기준 5년 이하 아파트는 1.23% 떨어져 전 연령대를 통틀어 하락폭이 가장 컸다. 5년 초과~10년 이하는 0.87%, 10년 초과~15년 이하 0.80%, 15년 초과~20년 이하 0.79%, 20년 초과는 0.59%씩 떨어졌다.

신축아파트값이 맥을 못추는 데에는 투자 환경이 나빠진 점이 한몫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신축아파트는 갭 차이가 적어 전세를 끼고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전세가와 매매가가 같이 가는 경향이 있는데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워낙 높아져 부담되다 보니 전세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단지 아파트가 밀집된 지역이라는 특징도 있다. 고덕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한 고덕지구는 고덕그라시움 등을 포함해 상일동역 사거리 인근에만 1만5000여가구가 몰려있다. 대기수요자가 급매물을 소화하면서 남아있는 매물의 가격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강남권에서는 엘스·리센츠·트리지움·레이크팰리스·파크리오 5개 단지만 합쳐도 약 2만5000가구인 잠실에서 하락 징후가 뚜렷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아무리 불황이라도 대단지는 한두 건은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급급매물이 다른 매물에 영향을 줘서 호가를 떨어뜨린다"며 "이러다 보니 랜드마크 대단지 아파트는 시세포착이 잘 돼 하락기에 더 많이 빠지는 경향이 있다. 갈아타기를 하려는 수요자들은 2000가구 이상 대단지의 급급매물을 골라보는 것도 좋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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