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종말 언급" 중러, 또 北도발 책임 돌리기…美 "프로파간다"(종합)
"정권 종말 언급" 중러, 또 北도발 책임 돌리기…美 "프로파간다"(종합)
  • 뉴시스
  • 승인 2022.11.05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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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韓美에 또다시 北 도발 책임 돌려…"美 근시안 결과"
"北 미사일 발사, 美 등 언행과 직접 관련성 있어" 주장
美 "北이 무기 판다고 안보리 책무 저버려선 안 돼"
장쥔 유엔 주재 중국 대사가 4일(현지시간) 북한 미사일 관련 안전보장이사회 공개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난영 특파원 = 중국과 러시아가 4일(현지시간) 북한의 도발과 관련해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공개회의에서 한·미 연합훈련에 책임을 돌리며 협공을 퍼부었다.

◆中 "美, 北 정권 종말까지 언급…전투기 수백 대로 연합훈련"

장쥔 유엔 주재 중국 대사는 이날 안보리 공개회의에서 "모든 관계 당사국이 침착을 유지하고, 행동을 자제하며, 언행에 주의하고 긴장을 고조하고 오산을 불러올 수 있는 행동을 삼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한반도 정세를 불러온 근원은 모두에게 명백하다"라며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고립돼 일어난 일이 아니다. 이는 관계 당사국의 언행과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라고 주장했다.

장 대사는 "미국과 관계 국가는 전투기 수백 대를 동원해 5년 동안 중단했던 대규모 연합 군사훈련을 시작했다"라고 했다. 한국과 미국의 연합훈련 재개가 북한 도발에 먼저 원인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그는 또 "2022년 핵태세검토서(NPR)에서 미국 국방부는 북한의 핵사용을 상정, '정권 종말'이 핵 전략의 주된 목표라고 주장했다"라고 지적했다. NPR에는 북한의 핵 공격은 용납할 수 없고 정권 종말을 초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장 대사는 이와 함께 "미국은 다른 국가와 핵잠수함에 관한 협력을 증진했고, 역내에 전략 무기를 배치하겠다고 말했다"라고도 말했다. 영국·호주와의 오커스(AUKUS)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장 대사는 "미국과 다른 국가는 그들 군사훈련이 방어적 성격이라고 주장하고, 동시에 북한은 국방 능력 개발은 방어에 필요하다고 강조한다"라며 양측이 주장을 굽히지 않으면 한반도 상황은 악순환을 겪으리라고 했다.

◆러 "美, 北에 일방적 무장해제 강요…美 근시안의 결과"

안나 이브스티그니바 유엔 주재 러시아 부대사는 "한쪽의 정보에만 초점을 맞추기에는 역내 리스크가 너무 높다"라며 "러시아는 한반도와 동북아 국가의 안보를 위협하는 어떤 군사 활동에도 반대한다"라고 했다.

특히 "최근 한반도 상황은 중대하게 악화했고, 그 이유는 명백히 제재를 활용하고 압박을 가함으로써 북한에 일방적으로 무장해제를 강제하고자 하는 미국의 열망"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브스티그니바 부대사는 "지난 10월31일 미국과 한국은 군용기 240대를 동원해 전례 없는 규모의 훈련을 시작했다"라며 이를 '북한 영토에 대한 대규모 공습 리허설'이라고 규정했다.

아울러 이미 지난 8~9월 동해에서 대규모 훈련이 이뤄졌다며 여기에 한·미·일 훈련도 포함된다고 했다. 그는 이와 함께 "각국 지도부에서는 한반도와 역내에 핵억지력을 포함한 미국의 수단을 배치한다는 무책임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라고도 했다.

이브스티그니바 부대사는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북한 주변에서 벌어진 미국의 대립적이고 근시안적인 군사 활동의 결과"라며 "이런 활동은 역내 미국의 파트너에도 해를 입힌다"라고 했다.

안나 이브스티그니바 유엔 주재 러시아 부대사가 4일(현지시간) 북한 미사일 관련 안전보장이사회 공개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美 "北이 무기 판다고 안보리 책무 저버리지 말라" 일갈

반면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이날도 중국과 러시아의 안보리 내 북한 문제 비협조를 지적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유엔 회원국이 안보리 결의안과 유엔이 지지하는 모든 내용을 위반하는 것은 형편없는 일"이라며 "이 문제(북한)에 대한 안보리의 귀청이 터질 듯한 침묵도 똑같이 형편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안보리 소속국 중) 3개 국가는 올초부터 북한의 불법 행동 규탄에 동참해 왔다"라며 "13개 국가는 북한의 불법 대량살상무기(WMD)·탄도미사일 추구를 지연시키기 위해 비용을 부과하는 데 함께 표를 던졌다"라고 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그러나 북한은 안보리 회원국 중 2개 국가의 보호의 장막을 향유한다"라며 "이들 회원국은 북한의 반복된 (결의안) 위반을 정당화하려 애썼고, 그 결과 안보리는 엉터리가 됐다"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들 두 국가는 미국과 한국이 군사훈련으로 한반도의 긴장을 조장했다고 주장했다"라며 "이는 북한의 프로파간다와 잘못된 내러티브를 재생산하는 것, 그 이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이날 "북한이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을 도울 무기를 팔 수도 있다고 해서, 북한이 미국에 대한 유용한 지역적 완충 역할을 하리라는 생각에 안보리의 책무를 저버려서는 안 된다"라고 했다. 러시아와 중국을 직격한 것이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이와 함께 "북한이 관여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우리는 계속 의미 있는 대화를 추구할 것"이라며 "북한이 도발적 행동을 그만두고 마침내 외교로 돌아오기를 촉구한다"라고 했다.

이날 회의에는 한국과 일본도 관계 당사국으로 참석했다.

황준국 유엔 한국대표부 대사는 이날 "11월3일 북한은 ICBM을 발사했다"라며 "최근 미사일 발사가 전술핵 전력을 증진한다는 북한 지도부 계획과 직접 연관됐다는 점에서 이는 특히 우려스럽다"라고 했다.

황 대사는 아울러 핼러윈 이태원 참사를 시사, "북한이 한국의 국가애도기간을 완전히 무시하고 심각한 도발을 반복하는 일은 특히 개탄스럽다"라고도 했다. 이어 "북한의 최근 불법 도발에 변명을 줘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황 대사는 "우리는 올해 상반기,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없는 상황에서도 북한의 다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한 일련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생생히 목도했다"라며 "이는 북한의 무모한 행동과 한·미 연합훈련 간 양비론이 타당하지 않다는 점을 증명한다"라고 했다.

이시카네 기미히로 유엔 주재 일본 대사 역시 "북한의 무모하고 불법적인 행동을 정당화하려는 어떤 시도도 납득할 수 없다"라며 "무행동으로 인해 안보리의 신뢰도가 약해지도록 둬서는 안 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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