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회로 이학주 배우의 싸이코패스적 연기를 처음 봤다. 뒷목이 당길 정도로 너무 아프다. 그런 것들이 이 배우 안에 들어있었나 싶을 정도다. 사실 연기하면서도 실제라고 느낄 정도로 두려웠다. 현장에서 어느 순간부터 대화가 없어졌다."
강예원(39)은 10일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영화 '왓칭' 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김성기 감독과 배우 이학주(30)가 자리를 함께 했다. 다수의 단편영화의 연출한 김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회사 주차장에서 납치 당한 '영우'(강예원)가 자신을 조여오는 감시망을 피해 필사의 탈주를 감행하는 공포 스릴러다. 17일 개봉.
강예원의 배역은 '영우'다. 회사에서 인정받는 커리어우먼으로서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부조리한 상사에게 항의하는 강직함까지 지녔다. 그러나 어느날 회사 주차장에서 원인 모를 사고로 정신을 잃고 납치를 당한다.
"전작 '날, 보러와요'(감독 이철하·2015)에서는 피해자 입장에서 연기를 했다. '왓칭'에서는 주체적이고 강인한 여성 캐릭터를 표현했다. 어떻게든 이 상황에서 살아남아야 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내게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고 상상하면서 연기했다."
이학주는 지하주차장 경비원 '준호'를 맡았다. 삐뚤어진 집착과 소유욕을 가진 인물이다. 영우에게 호감을 느끼며 과한 친절을 베푼다. 하지만 좋아하는 마음이 집착으로 바뀌면서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다.
준호는 '~했거든요'를 반복하며 독특한 말투를 쓴다. "감독이 만들어줬는데, 내가 초등학교 때 많이 썼던 말투이기도 하다. 그 때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연기했다. 준호가 고아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공감능력이 많이 떨어진다. 이런 길로 빠지게 된 것도 그 누구의 도움을 받을 수 없어서인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는 친구로 느꼈다."
김 감독은 '일상 속 감시'라는 신선한 소재와 한국 영화에서 한번도 메인으로 다뤄지지 않았던 '지하주차장'을 톡특한 관점에서 엮었다. "실제 현실에서 지하주차장은 종종 범죄의 공간이 됐다.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곳곳에 폐쇄회로(CC) TV가 설치돼있다. 하지만 그 CCTV가 범죄에 이용된다면 무서운 일일 것"이라고 짚었다.
"제한된 공간이라 배경이 비슷할 수 밖에 없었다. 똑같은 배경이 반복적으로 나오면 지루할 것 같았다. 그래서 가능한 카메라를 모두 동원해서 촬영했고,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편집할 때는 서스펜스에 중점을 뒀다."
이학주는 "4월은 잔인한 4월이라고 하지 않나. 탈출 공포스릴러 '왓칭'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많이들 봐주길 바란다"고 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