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 만나는 신인왕…정철원 "미트만 보고 던져야죠"
양의지 만나는 신인왕…정철원 "미트만 보고 던져야죠"
  • 뉴시스
  • 승인 2022.12.13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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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짝꿍 박세혁 NC행에 "내년에 삼진으로 잡아볼게요"

데뷔 첫 시즌 72⅔이닝 소화…"팔 상태 문제 없어"
권창회 기자 = 두산베어스 정철원이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2022 뉴트리디데이 일구상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수상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김희준 기자 = 데뷔 첫 시즌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신인왕을 거머쥔 두산 베어스의 우완 강속구 투수 정철원(23)이 내년 시즌에는 국내 최고 포수 양의지와 호흡을 맞춘다.

정철원은 양의지의 볼배합을 따르겠다며 기대감을 드러내면서도 "확실하게 던지고 싶은 것이 있으면 고개를 저을 것"이라고 상상했다.

정철원은 입단 5년차인 올해에야 빛을 봤다.

2018년 2차 2라운드 전체 20순위로 두산 지명을 받은 정철원은 입단 이후 한때 육성선수로 전환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지난해까지는 1군에서 한 번도 기회를 잡지 못했고, 2019년 11월 육군 8군단 포병으로 입대해 군 복무를 하기도 했다.

지난해 6월 전역한 정철원은 올 시즌을 앞두고도 1군 전력으로 여겨지지 않았다. 하지만 5월 1군에 합류한 후 그간 쌓아온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지난 5월 6일 KT 위즈전에서 2이닝 1실점으로 KBO리그 데뷔전을 치른 정철원은 이후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가며 금세 벤치의 신뢰를 얻었다. 이내 필승조에 진입, 팀의 허리를 지탱하는 셋업맨으로 자리를 잡았다.

정철원은 올해 58경기에서 72⅔이닝을 책임지며 4승 3패 23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3.10으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23홀드는 2007년 임태훈이 세운 20홀드를 넘는 KBO리그 데뷔 시즌 최다 홀드 신기록이다.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정철원은 지난달 17일 KBO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수상했다. 이후에도 각종 시상식에서 최고의 신인으로 뽑혀 트로피를 쓸어담았다.

어느 때보다 바쁜 연말을 보낸 정철원은 "시상식에 다니는 것이 힘들지는 않았다. 올해 잘했다는 생각에 무척 기쁘고 뿌듯하다"며 "내년에 더 잘해야겠다는 동기부여를 얻는 것 같다"고 전했다.

1군 안착에 성공한 정철원은 내년 시즌 커다란 변화를 맞이한다. 두산의 주전 포수가 바뀌었기 때문.

두산은 2022시즌을 마치고 프리에이전트(FA)가 된 포수 양의지와 4+2년, 152억원에 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양의지가 NC 다이노스로 떠난 2019년부터 두산의 안방을 지켰던 박세혁은 NC에 새 둥지를 틀었다. 역시 FA로 풀린 박세혁은 NC와 4년 총액 46억원에 사인했다.

정철원은 올 한 해 그의 성장을 도왔던 박세혁과 이별하게 된 것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올해 세혁이 형과 호흡을 많이 맞췄다"고 말한 정철원은 "경기를 하면 할수록 세혁이 형과 나의 생각이 잘 맞는다는 것을 느꼈다. 1년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세혁이 형이 아니면 못 던지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아쉬워하면서도 정철원은 "돈 많이 받고 좋은 곳으로 가셨으니 괜찮다"고 축하했다.

내년에는 박세혁을 적으로 만나 투타 대결을 해야하는 정철원은 "세혁이 형의 볼배합과 반대로 던져서 삼진을 잡아보겠다"고 선전포고를 했다.

박세혁 대신 국내 최고 포수와 배터리를 이루게 되는 그는 양의지와의 호흡에 기대감도 내비쳤다.

"세혁이 형보다 잘한다면 더 좋은 포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정철원은 "그렇기에 의심하지 않는다. 양의지 선배의 미트만 보고 제 공을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올해 박세혁의 사인에 고개를 흔든 적이 있다는 정철원은 "데뷔 시즌이라 뭣도 모르고 그랬다"면서 "하지만 던지면 던질수록 포수 형들이 사인을 내는 이유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도 '양의지를 상대로도 고개를 저을 수 있겠냐'는 질문에 "세혁이 형 사인에 고개를 흔들었을 때에도 좋은 결과가 나왔다. 잘못된 행동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한 정철원은 "확실하게 내가 던지고 싶은 공이 있으면 고개를 저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당차게 말했다.

1군 데뷔 첫 해부터 많은 이닝을 소화한 정철원의 팔 상태에 적잖은 우려가 따라붙기도 한다.

정철원은 "마무리 캠프 때부터 공을 안 던지고 있다. 병원에 가서 팔 상태를 검진했는데 좋은 상태라고 했다"고 강조한 뒤 "어머니 밥 잘 먹고, 내년을 위해 열심히 준비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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