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아동 성추행 방임처럼 비춰 참담합니다"
오은영 "아동 성추행 방임처럼 비춰 참담합니다"
  • 뉴시스
  • 승인 2022.12.23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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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지옥' 7세 의붓딸 성추행 논란 사과
"출연자 남편 태도 변화…아이 지속 살필 것"
"내 의견 정확하게 전달하는데 유념"
 고승민 기자 = 정신건강의학과 오은영 박사가 1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저출산시대, 미래를 향한 열린 공감 컨퍼런스' 명사 초청 강연에서 '함께하는 육아의 힘, 오픈 파트너십'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최지윤 기자 =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이 '결혼지옥'에서 불거진 7세 의붓딸 성추행 논란을 사과했다.

오은영은 23일 "그동안 많은 사랑을 보내준 시청자들에게 대단히 송구하고 죄송한 마음이다. 최근 방송한 '고스톱 부부' 편을 보고 많은 분들이 걱정하고 분노하는 것을 봤다. 이 사안이 매우 중요한 문제이고, 특히 아이 복지나 안전 등이 굉장히 중요한 주제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해당 방송분에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내 의도와 다르게 전달된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오래 전부터 체벌을 절대 반대했다. 아동학대, 폭력, 성추행과 성폭력에 관한 생각은 지금까지 써 온 책에서도 말했듯이 단호하다. 절대로 해서는 안 되며 절대로 타협할 수 없는 부분이다. 사람의 영혼에 얼마나 깊은 상처를 입히는 줄 알기 때문이다. 5시간이 넘는 녹화 분량을 80분에 맞춰 편집하는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많은 내용을 포함하지 못했다. 내가 마치 아동 성추행을 방임하는 사람처럼 비춰진 데 대단히 참담한 심정이다."

오은영은 "시청자들이 놀란, 사전 촬영된 장면에서 나 또한 많은 우려를 했다. 출연자 남편에게 어떠한 좋은 의도라도 '아이 몸을 함부로 만지거나 의사에 반하는 문제 행동을 하는 것은 절대로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며 "출연자 남편은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고 물건을 던진 행동으로 인해 아내가 아동 학대 신고를 하고 경찰에서 교육 처분을 받은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더욱더 촬영 시간 동안 많은 시간을 할애, 아동 학대 교육 연장선으로 '아이가 싫어하는 신체 접촉을 강압적으로 하지 말라'는 내용을 여러 번 강조하면서 교육적 지적과 설명을 많이 했다"며 "이후 이 출연자 남편이 아이를 대하는 태도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방송에서 촉각이 예민한 아이를 언급했는데, 출연자 부부 딸에 관한 언급이 아니었다. 일반적으로 촉각이 예민한 아이들은 스스로 가깝게 생각하는 부모의 신체 접촉도 불편하고 괴롭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아이가 싫다는 표현을 하면 부모라도 하지 말라는 것을 강조하는 설명이었지, 출연자 부부 딸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었다. 절대로 출연자 자녀 탓이라거나 남편 행동을 옹호한다는 설명은 아니었다"고 짚었다.

특히 "'남편이 가엽다'고 말한 부분은 과거 어린 시절 불행한 경험을 해 '남편의 어린 시절이 가엽다'고 한 것"이라며 "현재의 문제 행동과 과거에 있었던 남편의 불행을 연결시켜 정당화하려고 했던 설명이 아니다. 어린 시절을 회상한 것 또한 부모 역할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하게 느끼게 하기 위함이었다"고 강조했다.

오은영은 "지금 가장 걱정이 되는 건 아이다. 아이가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내가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시청자들의 아이를 향한 따뜻한 관심·걱정 감사드린다. 우려하는 일이 없도록 나와 오은영 리포트 제작팀이 함께 반드시 지속적으로 살피겠다. 더불어 따끔한 지적과 충고도 다시 한번 마음 깊이 새기겠다"고 약속했다. "최근 다양한 채널을 통해 내 의견을 제시한 것은 세상의 많은 부모들이 가장 편리하게 찾아볼 수 있는 수단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이번 방송으로 여러 염려를 낳아 매우 참담하며 송구스러운 마음이다. 향후 내 의견이 보다 정확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더욱더 유념하겠다"고 했다.

19일 방송한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에서 남편은 7세 의붓딸을 껴안은 채 옆구리와 가슴 등을 간지럽히고, 주사 놓기 놀이라며 엉덩이를 찔렀다. 남편은 애정 표현이라고 주장했지만, 딸은 "놔 달라. 삼촌 싫어"라며 거부했다. 부인은 "장난으로 볼 수 있지만, 아이가 '엄마 도와주세요' 하는 소리가 너무 괴롭게 들린다. 제지하려고 하면 '왜 아이와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느냐'라고 한다"고 토로했다. MBC 시청자 소통센터 게시판에는 '아동 성추행'이라는 비판과 함께 프로그램 폐지 요구가 빗발쳤다. 제작진은 VOD 다시보기에서 해당 장면을 삭제한 상태다. 익산경찰서는 아동 성추행 관련 신고를 접수했으며 "전북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로 사건을 이송할 예정"이라고 했다.

MBC는 전날 "부부 문제점 분석에만 집중한 나머지, 시청자들이 우려할 수 있는 장면이 방영되는 것을 세심히 살피지 못했다"며 "방송 후 이어진 프로그램 비판을 접하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다. 해당 아동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지 못하고 많은 분께 심려를 끼친 점 다시 한번 깊은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오은영과 함께 아이 치료를 지원할 예정이라며 "오 박사는 약 5시간 동안 진행한 녹화 내내 남편의 행동을 비판하고 변화를 촉구했다. 그 내용이 뒷부분에 집중되고 상당 부분 편집 돼 오 박사와 MC들이 남편 행동에 온정적인 듯한 인상을 준 것 역시 제작진 불찰이다. 앞으로 녹화 현장 분위기를 시청자에게 온전히 전달할 수 있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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