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한달 내 스트레스 뇌 신경전달물질 손상 시킨다
생후 한달 내 스트레스 뇌 신경전달물질 손상 시킨다
  • 뉴시스
  • 승인 2023.02.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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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받으면 각종 신경전달물질 손상 크고
스트레스 강도 클수록 신경전달물질 손상 커져
생애 초기 스트레스 인격장애 유발해 주의해야
한국원자력의학원 오세종·최재용 박사 연구팀. 

백영미 기자 = 생후 한 달 이내 받은 스트레스가 흥분을 조절하고 학습과 기억력 형성에 관여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각종 뇌 신경전달물질을 손상 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원자력의학원 오세종·최재용 박사 연구팀은 생애 초기에 받은 스트레스로 인한 신경전달물질의 변화 양상을 질병의 진행 과정과 치료제의 효과를 평가할 수 있는 양전자방출단층촬영술(PET)영상으로 규명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팀은 생애 초기 모성 분리 스트레스와 움직이지 못하도록 하는 보정 스트레스를 받은 실험쥐를 대상으로 글루타메이트, 가바, 세로토닌 등 각각의 신경전달물질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방사성의약품을 주사하고 PET 영상으로 방사성의약품 흡수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생후 2일부터 하루 4시간씩 12일간 어미 쥐로부터 분리된 쥐들은 방사성의약품 흡수율이 정상쥐와 비교해 흥분을 조절하는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가바가 암컷은 19∼27%·수컷은 7∼12% 낮았다.

또 학습과 기억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타메이트의 경우 암컷은 11∼16%, 수컷은 7∼15%, 감정을 조절하는 세로토닌은 암컷은 19∼28%, 수컷은 7∼11%로 모두 낮았다.

어미 쥐와 분리된 생후 20일된 쥐를 하루 4시간씩 6일간 아크릴 케이지에 움직일 수 없도록 보정한 후 방사성의약품 흡수율을 정상쥐와 비교했을 때 가바는 암컷이 31∼38%, 수컷은 31∼37% 낮았다. 글루타메이트의 경우 암컷이 24∼29%, 수컷이 13∼22%, 세로토닌은 암컷이 27∼35%, 수컷이 11∼19%로 모두 낮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실험 결과 스트레스를 받은 쥐는 가바, 글루타메이트, 세로토닌 등 신경전달물질의 손상이 정상 쥐에 비해 컸다"면서 "또 모성분리 스트레스만 받았을 때 보다 모성분리와 보정 스트레스를 모두 받았을 때 신경전달물질의 방사성의약품 흡수율이 더 낮아 스트레스의 강도가 높아질수록 신경전달물질의 손상도 커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암컷 쥐가 수컷 쥐에 비해 글루타메이트와 세로토닌의 방사성의약품 흡수율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나 암컷 쥐가 스트레스에 더 취약한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생애 초기 스트레스는 성인이 되기 전 학대, 폭력, 따돌림 등 다양한 심리적 외상을 반복적이고 복합적으로 경험하게 되는 것으로 성장하면서 인격장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인격장애란 습관, 성격, 사고방식 등이 사회적 기준에서 극단적으로 벗어나 사회생활에 문제를 일으키는 정신장애로 편집증, 우울증, 약물중독, 반사회적 행동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지난 10일 정신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사이키아트리(Frontiers in Psychiatry)'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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