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군단처럼 등장한 조선백자들 뭉클…"역시 리움미술관"
아이돌 군단처럼 등장한 조선백자들 뭉클…"역시 리움미술관"
  • 뉴시스
  • 승인 2023.02.24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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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조선백자 국보 보물 명풍 한자리...28일 개막
리움미술관 19년 만에 첫 도자기 특별기획전
국내외 14개 박물관·미술관 동참 총 185점 전시
조선백자 정수 42점 한 공간서 전시…감상의 새 지평 제시
전시장 가벽 모두 없애고 사방 유리 케이스 눈길...관람은 무료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 _1부 전경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와~이럴수가 있나!" 감탄이 절로 나온다.

수백 년의 시간을 품은 조선 백자들이 마치 아이돌 군단 같은 위용을 뽐낸다. 위엄과 품격, 세련된 변화와 혁신의 풍모다. 검은 공간에 나란히 줄지어 조명빛을 받은 백자들은 저마다 아름다움을 발산한다. '우리의 전통', '우리의 얼'의 자존심을 당당하게 보여 뭉클함까지 전한다.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 _1부 전경

리움미술관이 조선백자 명품을 한자리에서 선보이는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君子志向);전이 28일 개막한다. 이번 전시는 리움미술관이 2004년에 개관한 이래 도자기 만을 주제로 기획한 첫 특별전이다.

 국가지정문화재 59점 (국보18점, 보물 41점) 중 절반이 넘는 31점(국보 10점, 보물 21점)과 일본에 소재한 수준급 백자 34점을 포함하여 총 185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그간 장식기법이나 주요 기종에 맞추어 소개되어온 조선백자 전시와 달리, 방대한 조선백자를 총괄하여 소개하는 동시에 그 안에 투영된 조선의 역사와 그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정신 세계를 함께 살펴보는 자리로 마련됐다.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 _1부 전경  

◆파노라마같은 전시...조선백자 42점 한눈에 펼쳐지도록 가벽 모두 없애
조선백자의 아름다움과 매력을 더 면밀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전시장 연출에 심혈을 기울였다. 하이라이트인 1부  전시장은 들어서는 순간 최고의 조선백자 42점이 한 눈에 펼쳐지도록 가벽을 모두 없앴다. 도자기를 다양한 각도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사방을 유리로 제작한 쇼케이스를 사용하고 작품을 고정하는 지지대도 간소화했다.

전시장 입구와 내부에 설치된 리움 DID는 한 눈에 보기 어려운 백자의 무늬를 한 폭의 그림처럼 평면으로 펼쳐서 보여주며 색다른 감상의 재미를 선사한다.

‘청화백자’, ‘철화·동화백자’, ‘순백자’로 장식기법과 제작지역으로 구분하여 총 4부로 구성됐다. ▲청화백자’에서 품격과 자기 수양의 의지를, ▲‘철화·동화백자’에서 곤궁함 속에서도 잃지 않는 굳센 마음을, ▲‘순백자’에서는 바름과 선함을 찾아 조선백자 안에 조선사람들이 이상적 인간상으로 여기던 ‘군자(君子)’의 풍모가 담겨있다는 해석을 더하여 조선백자를 바라보는 새로운 감상법을 제안한다.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 1부 전경

 ◆1부. 절정, 조선백자
1부는 국가지정문화재의 절반이 넘는 31점과 그에 준하는 국내 백자 3점, 해외 소장 백자 8점 등 최고 명품 42점을 한 공간에 모아 이번 전시를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조선 초기 청화백자 중에서도 당당한 형태와 화려한 그림 장식으로 널리 알려진 '백자청자 매죽문 호'(국보), 고려의 매병에서 조선의 호로 변해가는 과도기적 특징을 보여주는 '백자청화 홍치명 송죽문 호'(국보), 특유의 강렬한 색과 묵직한 힘으로 독자적인 아름다움을 선보이는 '백자철화 포도문 호'(국보) 등을 선보인다.
 
조선의 절제된 화려함과 창의적이고 진보적인 조형감각이 빚어낸 수작인 '백자청화철재동채 초충난국문 병'(국보), 조선초기 백자가 가진 순백의 아름다움과 품격 높은 기형을 두루 갖춘 '백자 개호'(국보), 생활의 미를 추구하며 티 없이 깨끗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백자 달항아리'(보물) 등도 만날 수 있다.

전시를 담당한 이준광 리움미술관 책임연구원은 “조선백자의 최고 명품부터 수수한 서민의 그릇까지 백자의 다양한 면모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라며 “아름다운 문양과 같은 외적인 형식과 의식을 반영한 형태와 같은 내적인 본질이 잘 조화된 조선백자의 진정한 매력을 ‘군자’의 덕목과 연결시켜 새롭게 감상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국내 8개 기관(국립중앙박물관, 국립경주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 부산박물관, 호림박물관, 간송미술관, 아모레퍼시픽미술관, 동국대학교박물관)과 일본 6개 기관(도쿄국립박물관, 일본민예관, 이데미츠미술관, 오사카시립 동양도자미술관, 야마토문화관, 고려미술관) 등이 참여하여 다채로운 작품이 출품되었다. 특히 우수한 한국 도자 컬렉션을 보유한 오사카시립동양도자미술관은 이번 전시에 리움미술관의 특별협력기관으로서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전시장 입구와 내부에 리움 DID가 설치되어 한 눈에 보기 어려운 백자의 무늬를 한 폭의 그림처럼 평면으로 펼쳐서 보여준다. '역시 리움미술관 전시는 다르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관람은 무료다.(단 관람 2주 전부터 온라인으로 예약해야 한다) 전시는 5월 2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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