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安, 궤변 그만하라" 안철수 "金, 민주당 공세 못막아"
김기현 "安, 궤변 그만하라" 안철수 "金, 민주당 공세 못막아"
  • 뉴시스
  • 승인 2023.02.28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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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 5000여명 운집…TK맞춤 유세전
김기현, 나경원과 입장…지지층 환호
안철수, '김기현 리스크' 집중적 제기
박정희·박근혜 종일 언급…'유승민'도
이영환 기자 = 김기현(왼쪽부터), 황교안, 천하람,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8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재우 정윤아 이지율 정성원 김승민 최영서 기자 =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은 28일 전당대회 핵심 일정인 대구 합동연설회에서 전통적 당원 표심에 호소했다. 여론조사 1위를 지키고 있는 김기현 후보는 안철수 후보를 겨냥해 "궤변을 그만하고 그 시간에 이재명과 민주당과 싸워달라"고 공격했다. 이에 맞서 안철수 후보는 "김기현 체제로는 대통령을 향한 공세도 막기 힘들다"고 역공했다. 당권 후보들은 대부분 박근혜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을 거론하며 보수 당원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대구·경북합동연설회를 열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좌석은 약 3000개였는데 당원 5000여명이 몰렸다. '대구경북의 힘으로 키운 김기현' 현수막이나 안철수 후보가 코로나19 사태 초기 대구에서 의료봉사에 나선 사진 등 대구 당심을 직접 겨냥한 유세전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전당대회를 8일 앞두고 열린 이날 대구 연설회는 사실상 마지막 '대형 이벤트'였다. 당이 이달 초 발표한 3차 전당대회 선거인단의 21.03%가 TK 당원(대구 6.72%, 경북 14.31%)이다. 37.79%의 수도권보다는 작지만, 국민의힘에서 TK 당심이 갖는 영향력은 수치 이상으로 평가받아왔다.

◆김기현, 나경원과 같이 등장…안철수 "김기현, 野 공세 막기 힘들어"
김기현 후보는 이날 나경원 전 의원과 함께 연설회장에 등장해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았다. 당협위원장인 나 전 의원은 김 후보 지지를 명시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으나 "대통령과 호흡을 같이할 수 있는 지도부"를 언급하며 '네거티브 트랩'에 우려를 표함으로써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김 후보는 안철수·황교안 후보가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KTX 역세권 시세차익 의혹'을 민주당 측 공작으로 치부하는 한편 나 전 의원과 박정희 전 대통령을 통해 전통적 당심에 호소하는 전략을 폈다.

이영환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와 나경원 전 의원이 28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는 "근거 없는 가짜뉴스와 민주당 주장을 앵무새처럼 따라하는 분들은 이제 궤변을 그만하고 그 시간에 이재명과 민주당과 싸워달라"며 "지금 민주당이 절 죽이겠다고 내세운 사람이 황운하 의원인데 이 사람은 울산 선거공작 사건을 진두지휘했던 행동대장이다. 속으시면 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는 이어 "오늘 이 자리에 나경원 전 대표님이 오셨는데 힘내라고 박수 한번 주시죠"라고 말해 환호와 박수를 받은 뒤 "대구·경북은 위대한 박정희 대통령을 배출해낸 곳으로, 서민들에게 부강한 나라를 꿈꾸게 하고 그 꿈을 이뤄냈던 박정희 대통령님이 안 계셨다면 오늘의 대한민국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후보는 김 후보가 당권을 잡을 경우 위험성을 강조하는 전략을 썼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퇴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강하게 얼어붙을 정국에서 '김기현 체제'는 불안하다는 것이다.

그는 "만일 민주당 스스로 이재명 체제를 붕괴시키면 윤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공세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며 "특히 민주당은 청렴하고 혁신적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내세울 것이다. 이낙연, 김부겸, 정세균 그 누구라도 이재명보다 무서운 적이 될 수 있다. 누가 민주당의 거물 혁신 비대위원장에 맞설 수 있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김 후보를 겨냥해 "대통령 측근 정치인들에 기대 관리형 당대표가 되겠다는 후보가 맞설 수 있겠나"라며 "오히려 신세 진 사람들이 많아 공천 파동을 일으키고 도덕성으로 민주당에 역공당하면 어떻게 이길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안 후보는 결선 판세에 관해 "추이를 보면 제가 1위를 하다가 갑자기 '윤안(윤석열-안철수) 연대'를 쓰지 말라는 용산의 항의 이후 2위를 기록하지만, 무응답층이 많아져서 그저께 무응답층이 25%"라며 "제 지지자라고 판단한다. 그래서 결선투표에서 제가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영환 기자 =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8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천하람 "구미 리쇼어링" 황교안 "김·안, 朴탄핵 앞장"
유일한 TK 출신 주자인 천하람 후보는 TK 지역 발전을 주창하면서 지역 정치권 물갈이를 언급했다.

그는 "지금 대구·경북은 박정희 문패만 걸린 퇴락한 고택이 됐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이 돌아가신지 44년째다. 그 분을 더이상 가볍게 소환하지 말라"고 포문을 열었다.

천 후보는 "박정희 이름에 집착하지 말고 왜 사람들이 박 전 대통령을 좋아하는지에 대해 고찰하라"며 "구미가 리쇼어링 특구가 되어 다시 한 번 산업의 메카가 되었을 때 그때 당당하게 대구경북신공항을 박정희 공항으로 명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경원 전 의원 불출마 촉구 성명서에 이름을 올린 TK 지역 의원 13명을 호명한 뒤 "대구·경북에 일자리가 돌아오고 젊은 세대가 다시  한번 희망을 가지는 더 강력한 리쇼어링법안을 대통령께 촉구하는 연판장을 쓰지 않겠나. 오늘의 연판장으로 지난 연판장의 과오를 덮으라"고 전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과 국무총리를 지낸 황교안 후보는 김기현·안철수 후보가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동참했다고 날을 세우는 한편 자신의 '정통 보수' 정체성을 앞세웠다.

그는 "당시 온 나라에 불어왔던 촛불의 광풍 속에서도 박 대통령에 대한 특검 수사기간 연장을 제가 온몸으로 막아냈다. 박 대통령이 살고 계시던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도 제가 막아냈다. 촛불세력의 온갖 협박에도 굴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황 후보는 "그 시절 여기 있던 후보들은 과연 무엇을 했느냐. 안철수 후보, 탄핵에 가장 앞장서지 않았나. 김기현 후보, 울산시장으로 있으면서 박근혜 퇴진을 최대한 앞당기자고 말하지 않았느냐. 탄핵 가결은 당연한 결과라고 하지 않았느냐"고 따져물었다.

이어 "김 후보가 우리 당의 대표가 되는 순간 민주당이 쾌재를 부를 것이다. 김 후보의 비리를 총선 시계에 맞춰 주도면밀하게 까발리면서 우리 당을 총선 참패의 늪으로 떠밀 것이고, 안 후보가 우리 당 대표가 되는 순간 정통 보수 정당의 가치는 무너지고, 우리나라는 조만간 사회주의로 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영환 기자 = 태영호(왼쪽부터), 김병민, 김재원, 허은아, 정미경, 민영삼, 조수진, 김용태 최고위원 후보가 28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고위원 주자들도 "박근혜"…비윤계 '유승민·이준석'
최고위원·청년최고위원 후보들도 지난 박근혜 전 대통령 등 지난 보수 정권을 열거하며 TK의 정치적 상징성을 강조했다. 친이준석계 후보들은 박 전 대통령과 함께 유승민 전 의원, 이준석 전 대표도 언급했다.

조수진 후보는 "대구는 늘 전략적 선택을 해 왔다. 대구·경북의 깊은 뿌리를 바탕으로 바깥으로 뻗어나가는 외연 확장, 국민 통합, 저 조수진이 해내겠다"이라며 "우리 당의 심장인 대구·경북에서 제가 약속드릴 수 있는 것은 지금까지처럼 맨 앞에서 불의의 세력과 끝까지 맞서 싸우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태영호 후보는 "얼마 전 박근혜 전 대통령 생신날 사저를 찾아 꽃과 함께 자필 편지를 전해드렸다"며 "박 전 대통령은 저를 대한민국으로 불러주고 따끈히 맞이해 줬다. 지금도 박 전 대통령을 생각하면 눈물이 나온다"고 말했다.

김재원 후보는 "(TK는) 박정희 대통령 시절 산업화의 역군이었고 노태우·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을 당선시키고 지켜온 보수 정권의 산실이기도 했다"며 "20년 동안 영남 공천 학살이 반복되니 지역을 대표할 지도자가 점점 줄어들게 됐다. 이제 영남 공천 학살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허은아 후보는 "박근혜 당대표는 50년 넘게 이어져 오던 총재 시대의 종식과 집단지도체제로의 새로운 시대 전환을 상징한다"며 "정치인 이준석에 대해 제가 의리를 지킨 것은 한 개인에 대한 것이 아니라 우리 안의 다양성과 그것을 말할 수 있는 자유, 그리고 우리 당의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민주주의 본질에 답한 것"이라고 이 전 대표를 언급했다.

김용태 후보도 "저는 지금도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말했던 유승민 전 의원의 주장이 우리 공동체의 지속적인 번영을 위한 올바른 지적이었다고 생각한다"며 "동시에 복지 확대를 위한 현실적인 재원 마련을 위해 증세를 고민했던 박근혜 대통령의 생각도 존중한다"고 말했다.

이영환 기자 =장예찬(왼쪽부터), 이기인, 김가람, 김정식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후보가 28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는 "독재자 박정희, 독재자의 딸 박근혜, 영남 꼴통"을 두 번 외친 뒤 "장예찬 후보가 과거에 했던 말"이라고 장 후보를 겨냥했다. 이어 "전향해서 정체성을 부정당하지 않으려 더 크게 극우와 같은 목소리를 내는 이들의 정당, 무사안일주의에 찌들어 위급하면 종북론을 꺼내 드는 그런 정당이었다"고 당 혁신을 말했다.

이에 장예찬 후보는 "제가 어릴 때 산업화와 박정희 대통령을 잘 몰랐지만 나이를 들고 우리 할머니, 우리 부모님을 보니 얼마나 힘든 것인 줄 알게 됐다. 호남이라고 비겁하게 박정희 대통령을 부정하면 안 된다"며 "이렇게 말한 천하람과 이준석 지지자들에게 이 당을, 대한민국을 맡길 수 없다"고 반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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