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간경변증 환자, 대상포진 위험 커…백신접종 필요"
"젊은 간경변증 환자, 대상포진 위험 커…백신접종 필요"
  • 뉴시스
  • 승인 2023.03.06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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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0대 간경변증 환자 발병 위험 더 높아
“간경변증, 면역력 낮춰…백신접종해 예방”
최종기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30대 간경변증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백영미 기자 = 면역력이 떨어진 틈을 타 신경을 타고 피부로 터져 나와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대상포진이 간경변증(간경화)이 있는 환자에서도 발병률이 높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20~40대 간경변증 환자의 대상포진 발병 위험이 50~70대에 비해 비교적 높아 젊은 간경변증 환자일수록 예방 접종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최종기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2009~2019년)를 활용해 2009년부터 2015년 사이 새롭게 간경변증 진단을 받은 20세 이상 모든 성인 간경변증 환자 50만 4986명을 비교 분석한 결과, 간경변증이 있으면 일반인에 비해 대상포진 발병률이 약 9%, 대상포진으로 인한 입원율이 약 48% 높다는 사실을 최근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팀은 성인 간경변증 환자 50만 4986명의 대상포진 발병률을 평균 6.5년(최대 10년)간 분석했다. 그 결과 간경변증 환자 50만여 명 가운데 2009년부터 2019년 사이 대상포진이 발생한 환자는 총 7만 294명이었다. 대상포진 발병률은 1000인년 당 21.6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간경변증 환자 1000명을 1년간 관찰했을 때 21.6명에게서 대상포진이 발병한다는 뜻이다. 대상포진으로 인한 입원은 1000인년 당 1.81명이다.

나이, 성별 등을 보정해 간경변증 환자와 간경변증이 없는 국내 전체 일반 인구를 비교한 결과, 간경변증 환자가 일반인에 비해 대상포진에 걸릴 위험은 약 9%, 대상포진으로 인한 입원 위험은 약 48% 높았다.

특히 20대 젊은 간경변증 환자에서 대상포진 발병 위험이 가장 컸다. 연령대별로 보면 일반인에 비해 간경변증 환자의 대상포진 발병 위험이 각각 ▲20대는 41% ▲30대는 16% ▲40대는 17% ▲50대는 8% ▲60대는 8% ▲70대는 6%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여성이거나 스테로이드·면역억제제 복용자, 합병증이 동반된 간경변증 환자일수록 대상포진 발병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포진은 어릴 때 감염된 수두 바이러스가 신경세포에 잠복해 있다가 우리 몸의 면역력이 떨어질 때 신경 주변으로 퍼져서 발생한다. 주로 수포와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며 물집과 발진이 사라진다 해도 이차 감염이나 만성 신경통이 생길 가능성이 커 백신을 통한 예방이 중요하다.

간경변증은 간염 바이러스나 음주 등으로 인해 간의 염증이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간 표면이 우둘투둘해지면서 딱딱하게 변한 것을 말한다.

최 교수는 “간경변증은 간 기능 감소와 동반된 면역기능 장애를 발생시킬 위험이 높기 때문에 대상포진이 쉽게 발병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번 연구는 해당 기간 내 모든 대한민국 성인 간경변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인만큼 간경변증 환자에게 대상포진 백신 접종을 권유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한간학회·한국간재단의 연구비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임상소화기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아메리칸 저널 오브 가스트로엔터롤로지(Americ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에 최근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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