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1박2일 방일, '과거' 보단 '미래' 준비에 초점
尹 1박2일 방일, '과거' 보단 '미래' 준비에 초점
  • 뉴시스
  • 승인 2023.03.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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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과거 침략자서 협력파트너로" 新한일관계 선포
"지금은 과거 문이 크게 보여도 미래 문 더 커질것"
친선단체 접견·대학강연 등 일정 '미래'에 맞춰 짜여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프놈펜 한 호텔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박미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일본 방문은 과거사에 얽매이기 보다는 미래 세대를 위한 공동의 번영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정부가 내놓은 일제 강제징용 문제 해법인 '제3자 변제'에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지만 윤 대통령은 '미래지향적' 관계를 위한 '결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번 방일을 통해 신(新)한일관계 시대의 물꼬를 트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이 과거사에 대한 새로운 반성을 내놓지 않고 실효성이 없는 수출규제 해제 조치에 그칠 경우 그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의 이같은 의지는 104주년 3·1절 기념사에서 확인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첫 3·1절 기념사에서 일본과의 관계에 대해 "3·1운동 이후 한 세기가 지난 지금 일본은 과거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와 경제, 그리고 글로벌 어젠다에서 협력하는 파트너가 되었다"고 선포했다.

이후 곧바로 정부는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가해기업들 대신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3자변제하고 한일 양국 경제계가 공동으로 '미래청년기금'을 조성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강제징용해법이 발표된 직후 한일 양국은 12년만의 정상회담 개최를 공식화했다.

윤 대통령은 한일정상회담을 준비하면서 강제징용 해법과 관련해 "국민께 약속한 선거 공약을 실천한 것이며, 여러 우여곡절을 통해 우리 정부의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강조하며 여론전에 돌입했다.

"강제동원 문제를 조속히 풀어내고 경제·안보·문화·인적 분야 교류를 활성화하는 것이 절실하다"며 각 부처에 협력사업을 발굴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관계자는 한일 관계와 관련해 "오늘 시점에서 보면 과거의 문이 조금 더 커보일 수 있지만 한일관계를 강화해 나가면 언젠가는 미래의 문이 더 커질 수 있고,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길 양국 국민이 바라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한일관계에 대한 접근법은 철저히 '미래'에 맞춰져 있음을 엿볼수 있는 대목이다.

한일정상회담도 이러한 '미래지향적 관계'에 맞춰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14일 공개한 윤대통령 방일 일정만 봐도 '미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이번 방일에 대해 "윤석열 정부 취임 이후 역점을 두고 추진한 한일관계 개선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그간 길었던 한일관계 경색 속에서 양국 지도자가 쉽사리 만나지 못하면서, 양국관계의 정체가 지속되는 악순환이 계속됐다"고 비판하며 과거와의 결별을 선언했다.

나아가 "이번 방일은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양국 간에 본격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여건을 다시 정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대통령 방일 세부일정을 공개했는데, 한일관계의 미래를 모색하는 정상회담과 만찬 외에도 ▲한일 친선단체 접견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게이오 대학 강연회 등은 모두 '미래'의 문을 열 행사들이다.

김 실장은 정상회담과 만찬에 대해 "양 정상은상호간 개인적 신뢰를 돈독히 다지면서 양국관계 발전 의지를 서로 다짐하는 자리가 될것"이라며 "이는 앞으로 양국간 친선과 교류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한일 친선단체 접견에는 한일의원연맹, 한일협력위원회 인사들이 참석한다. 아소 다로, 스가 요시히데 전총리도 자리할 예정이다.

김 실장은 이에 대해 "일본 정계 주요인사들이 참석하는 만큼, 윤 대통령이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구축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할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또 윤 대통령과 함께 한일 경제인들이 참석하는 한일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과 관련해 "양국 경제계가 협력과 교류를 통해 새로운 미래를 함께 준비할 수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게이오 대학에서 한국 대학생과 일본대학생을 상대로 강연한다. 이에 대해 김 실장은 "앞으로 펼쳐질 미래 한일 관계의 주역들을 격려하고 양국 교류 협력 확대를 위한 공감대를 넓히는 자리를 만들 예정"이라고 전했다.

대통령실에서는 이번 한일정상회담은 '미래'로 향해 있지만 12년 간 끊겼던 정상간 셔틀외교가 복원된다면  향후 과거사 등도 되돌려 함께 고민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셔틀외교 복원과 관련해 "기시다 총리가 언제 방한할지는 이번 정상회담을 해봐야 알겠지만 두 지도자간 형성된 신뢰를 봤을때 향후 정상은 물론이고 고위급, 장차관 등 다양한 형태로 활발히 진행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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