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장 해상 케이블카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해상 케이블카가 들어설 구간은 부산시 해운대구 동백 유원지와 남구 이기대 공원을 잇는 4.2km로 국내 최장인 3.23km의 목포해양케이블카보다 약 1km 더 길다.
이 사업은 2016년 한 차례 제안되었지만, 부산시가 환경 훼손 우려와 공적 기여 방안 미흡 등을 이유로 반려한 바 있다.
사업을 추진 중인 부산블루코스트는 "해상케이블카를 2024년까지 건설하겠다는 목표다. 총 사업비는 5,359억원으로 2016년 사업 제안서와 비교하면 약 800억 원정도 늘어났다. 사업 추진에 필요한 이기대와 동백유원지 일대의 부지도 80%정도 매입을 마쳤다. 시기는 확정하지 않았지만, 환경 훼손을 줄이고 공적 기여를 강화하는 내용을 추가해 해상 케이블카 사업을 부산시에 다시 제안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에 맞춰 지난 달 27일, 부산시 남구, 수영구, 해운대구 등의 상인회와 주민단체, 부산블루코스트 관계자 등 1,2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해상 케이블카를 유치하기 위한 '부산 해상관광케이블카 추진위원회'가 출범했다.
부산해상관광케이블카추진위원회는 “지역 경제와 관광 산업 쇠퇴로 자영업자와 숙박업자, 관광 산업 종사자들에게는 사람과 돈을 끌어들일 관광 인프라가 절실하다" 며 "부산이 관광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해운대-이기대 해상 케이블카 사업이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 새로운 관광 랜드마크로 부산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한편, 사생활 침해, 환경 훼손 등을 이유로 해상 케이블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다.
해운대 구청 관계자는 "이미 여러 차례 확실한 의사를 밝혔다. 문화재 보호 구역인 동백섬은 경관 훼손 문제로 허가가 불가능하다. 해상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은 현시점에서 어불성설이다"고 밝혔다.
해운대구에 거주 중인 박지민(42세 여) 씨는 "광안대교 뒤에 케이블카가 설치된다면 마치 커다란 빨랫줄을 걸어놓은들 할 것 같다. 지금도 교통이 복잡한데, 엘시티에 케이블카에, 상상만 해도 답답할 정도로 교통 대란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김한영(72세 남) 씨는 "케이블카를 꼭 설치해야 하는가? 탁 트여있는 바다를 보고 살고 싶은데 왜 지저분하게 만들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결사반대다"고 토로했다
정범현(75세 남) 씨는 "아델리스에 살고 있다. 이 케이블카가 설치되면 우리 집 안이 케이블카에서 다 보일 것 같다. 미포에서 오륙도라면 오히려 더 나을 것 같은 생각이다. 사적이익을 목적으로 해운대 바다를 이용하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도한영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바다조망권은 누구나 누려야 하며 전유물이어선 안 된다”며 “광안대교와 조화, 주민들의 설치 반대, 보상 문제, 이기대와 동백섬을 연계 개발하는 문제를 종합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업과 관련해 교통난은 물론 환경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부산시 역시 여전히 해상 케이블카 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교통과 환경 훼손 문제 등에 대한 해결 방안이 없는 한 해상 케이블카 사업은 검토 자체가 불가능하다. 사업 계획서도 제출되지 않아 현재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 지는 데 대한 내용만 파악중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