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션샤인' 황기환 지사, 독립운동 외신인터뷰 발굴
'미스터 션샤인' 황기환 지사, 독립운동 외신인터뷰 발굴
  • 뉴시스
  • 승인 2023.04.0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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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처, 황 지사 하와이 입항 및 1차대전 참전 기록 등 확인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에서 '유지초이' 역의 실존인물인 황기환 애국지사.

김지은 기자 =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주인공 '유진 초이'의 실존 인물로 알려진 독립운동가 황기환 지사의  외신 인터뷰 기사 등이 처음 발굴되며 그의 행적과 독립운동 활동이 구체적으로 확인됐다.

국가보훈처는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과 프랑스 국립중앙도서관에서 황 지사의 미 하와이 호놀룰루 입항 자료를 비롯해 미·프랑스 언론에 실린 독립운동 관련 자료 11점을 발굴했다고 3일 밝혔다. 이들 자료는 이번에 처음 공개된 것이다. 

그간 황 지사와 관련된 자료는 '대한민국임시정부자료집'과 '한국독립운동사자료-임정편', '프랑스 소재 한국독립운동자료집' 등 대한민국임시정부 외교활동 자료에 수록된 단편적인 문서가 전부였다.

보훈처가 이번에 발굴한 자료에는 황 지사의 독립운동을 뒷받침하는 첫 해외 언론 기사가 포함됐다.

황 지사는 1919년 '한국에 자치권을 부여하겠다'던 일본의 발표가 외신에 소개되자 이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1919년 8월25일자 '뉴욕 헤럴드' 인터뷰에서 "우리가 싸우고 있는 것은 일본과 동등한 권리를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라며 "한국인의, 한국인에 의한, 한국인을 위한 한국의 완전한 독립을 위한 것이다"고 말했다.

황 지사는 또 1921년 일본 왕세자의 프랑스 방문 때 '조선인이 암살을 계획한다'는 소문으로 조선인들이 감시를 받자 그 해 6월30일자 미 '시카고 트리뷴'을 통해 "조선의 국가적 신용도를 떨어뜨리려는 일본의 계략"이라고 주장했다.

1904년 하와이 호놀룰루 입항 기록과 1918년 제1차 세계대전 미군 참전자 등록 기록 등도 확인할 수 있었다.

1886년 평안남도 순천에서 태어난 황 지사는 19세가 되던 해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로 증기선(GAELIC호)을 타고 입항했으며,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1918년 5월 18일 미군에 자원입대한 뒤 전쟁에 참전했다.

유럽전선에서 활약한 그는 이후 프랑스에 남아 만국평화회의에 참석차 파리에 온 김규식 등 독립운동가들을 도왔고 다시 미국으로 옮겨가 대한민국임시정부 외교위원으로 활동하다 1923년 뉴욕에서 심장병으로 순국했다.

황 지사의 별세 후 프랑스 신문 '레 카이에 데 드루아 드 롬'은 "그는 자신의 작은 조국을 해방하기 위한 노력에 모든 정력을 쏟아 인간의 자유와 국제적 정의라는 대의에 영웅처럼 봉사했다"며 "극동의 믿음대로 그의 정신이 계속 살아남기를 바란다. 우리의 애정 어린 존경과 조의를 표한다"고 애도했다.

박민식 보훈처장은 "조국을 사랑한 황기환 지사의 삶이 국내를 넘어 해외에까지 감동을 준 사실은 물론 머나먼 이국땅에서 얼마나 치열하게 조국 독립을 위해 헌신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며 "이제 그리운 고국으로 유해가 돌아오게 되면 국민들과 함께 최고의 예우를 다해 영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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