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가 찾아온 '마약 음료 한 잔'…중학생에도 번졌나
학원가 찾아온 '마약 음료 한 잔'…중학생에도 번졌나
  • 뉴시스
  • 승인 2023.04.07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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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경찰서→서울경찰청 사건 이관
"마약 공급책 有…배후 추적이 핵심"
"중학생 포함 피해자 규모 파악 중"
서울 강남구 학원가 일대에서 청소년에게 마약 음료를 건넨 혐의를 받는 이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재훈 기자 = 서울 강남구 학원가에서 발생한 '마약 음료' 사건의 피의자 4명이 검거된 가운데, 경찰은 마약 공급책 등 공범 및 배후 세력 색출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은 당초 주된 피해자라고 알려진 고등학생을 넘어 중학생 피해자가 있는지도 파악 중에 있다.

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전날 오후 11시50분께 대구에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를 받는 4번째 피의자를 체포했다.

앞서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같은 혐의를 받는 A(49)씨, 20대 남성 B씨, 20대 여성 C씨 등 총 3명을 수사하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로 사건을 이관했다.

이들은 지난 3일 오후 6시께 강남구 일대에서 '기억력과 집중력 강화에 좋은 음료수가 개발됐다'며 무료 시음 행사를 열고 마약 성분이 든 음료수를 학생들에게 건넨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2명씩 2개 조를 구성해 각각 강남구청역과 대치역 인근에서 해당 음료를 나눠준 것으로 조사됐다. 음료수를 마신 이들은 어지럼증을 호소했는데, 조사 결과 해당 음료수에선 마약 성분이 검출됐다.

경찰 관계자는 "분명히 마약 공급책이 있을 것"이라면서 "직접 마약을 공급하거나 이를 지시한 배후 세력, 공범을 밝히는 게 이번 수사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들이 음료를 마신 피해자들의 부모를 대상으로 협박을 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관련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피해자들을 상대로 돈을 뜯어낸 정황도 있는 만큼 경찰은 마약류관리법 위반 외에 다른 혐의 적용도 검토 중이다.

아울러 경찰은 고등학생을 넘어 중학생에게도 마약 음료가 유통됐는지도 파악에 나섰다.

이날 오전까지 6건의 피해 사실이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으나, 실제 피해 규모는 더욱 클 수도 있다고 보고있다. 경찰 관계자는 "중학생 피해자 등 전체 피해자 규모는 파악 중에 있다"고 전했다.

다만 경찰은 이미 검거된 피의자들의 경우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경찰은 "이미 한 명은 조사를 마치고 석방했고, 나머지도 구속영장 신청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경찰은 마약류 사범에 대해 강력한 단속을 추진할 계획이다.

경찰청은 전날 보도자료를 내고 "불특정 다수의 학생들을 상대로 마약을 이용해 가족들을 협박했다는 점에서 심각한 범죄"라며 "교육당국과 협력해 예방활동을 펼쳐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도 학부모 등 시민의 불안이 커지자 "수사 역략을 총동원해 마약 생산, 유통, 판매 조직을 뿌리 뽑고 범죄 수익을 끝까지 추적해 환수하라"고 전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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