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가스요금 인상 정치권 눈치보기 급급…오늘 결론날까
전기·가스요금 인상 정치권 눈치보기 급급…오늘 결론날까
  • 뉴시스
  • 승인 2023.04.20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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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전기·가스요금 민당정 간담회' 개최
산업장관 불참…3주 가까이 결론 못 내려

임소현 기자 = 올해 2분기(4~6월) 전기·가스요금 결정이 3주 가까이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공공요금 정책이 정치권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에너지 공기업의 재무구조 악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요금 현실화를 호소하는 산업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여당의 제동에 정부가 힘을 쓰지 못하면서 요금 결정이 다음달까지 연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과 산업통상자원부는 20일 오전 10시30분 국회에서 대한상공회의소·전기공사협회 등 산업계 관계자가 참석하는 '전기·가스요금 민당정 간담회'를 연다.

지난 6일 진행된 간담회에 이어 기업 측 이야기를 듣겠다는 입장인데 주무부처인 산업부에서는 이창양 장관이 불참한다. 이 자리에는 박일준 2차관이 참석할 예정이다.

주무부처 장관의 불참을 두고 사실상 이번 자리가 허울뿐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산업부는 이미 수차례 의견을 모두 전달한 상황"이라며 "사실상 껍데기뿐인 자리"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31일 진행됐던 당정 협의회에는 이 장관이 참석했다. 하지만 당시 당정이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요금 결정을 잠정 보류했다.

이후 3주 가까이 지났지만 여전히 요금 결정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다음 주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이 예정돼 이달 내 발표가 쉽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당장 결정을 할 수 있다면 이번주 내에 발표가 가능할 수도 있지만 분위기로는 이번주에도 발표가 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다음달로 발표가 미뤄지게 된다면 3분기 요금 결정 시기와 너무 가까워지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영환 기자 =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기·가스 요금 관련 민당정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여권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민들의 반발을 살 수 있는 요금 인상을 미루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4%대 상승률의 '고물가'가 이어지는 데다 지지율 하락 등 당 안팎의 악재가 겹친 상황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계속해서 요금 인상 결정이 늦어지는 새 한국전력공사, 한국가스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의 재무구조 악화는 심화되고 있다.

한전은 이달 들어서만 1조3400억원어치 채권을 발행했다. 가스공사는 이대로 요금 인상을 하지 못할 경우 올해 말까지 미수금이 약 12조원 규모로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공공요금의 경우 '탈정치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공요금은 정치권의 선거 승리를 위한 끊임없는 포퓰리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여야가 협력해 초당적으로 대체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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