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서세원도 앓았던 당뇨병…치료 발전 걸림돌은 '이것'
故서세원도 앓았던 당뇨병…치료 발전 걸림돌은 '이것'
  • 뉴시스
  • 승인 2023.04.24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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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치료법 개발돼도 적용 소극적
환자 중심 '여러 과 협진' 해결책
임수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백영미 기자 = 캄보디아에 거주하던 중 지난 20일 숨진 코미디언 출신 사업가 서세원씨가 평소 당뇨병을 앓아온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의료진이 새 치료법 시행을 꺼리는 '임상적 타성'이 당뇨병 치료 발전의 걸림돌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임수 교수 연구팀은 최근 20년 간 발표된 제2형 당뇨병(성인 당뇨병) 관련 연구들을 집대성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2형 당뇨병은 전 세계 당뇨병 환자 약 5억 3700만 명 중 90%를 차지할 만큼 흔하게 발생하는 만성질환이다. 특히 청소년기부터 40세 이전까지 비교적 젊은 나이에 당뇨병이 발병하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어 경각심이 필요하다.

최근 정밀의학의 발전과 함께 당뇨병에 대한 이해가 높아진 것은 물론 새로운 치료법들이 개발되고 있고, 완치를 향한 표적치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치료 방식도 단순 혈당 조절을 넘어 환자가 중심이 되는 전인적 치료로 변화하고 있어 새로운 당뇨병 치료 약제인 'SGLT-2 억제제', 'GLP-1 유사체' 등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다만 의료진이 새로운 치료법을 시행하기 꺼려하고 기존 방식에 고착하고자 하는 '임상적 타성'이 치료법 발전의 걸림돌이다. 한 예로 1677명의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7%가 새로운 혈당강하요법에 대해 발표된 데이터에 대해 알고 있었다. 또 81.6%가 조기에 해당 요법을 시행하면 임상적 이점이 있다는 데 동의했음에도 불구하고 46.1%는 이러한 치료법을 적극적으로 적용하지 않고 있고, 적용해도 매우 늦은 시기인 것으로 보고됐다. 아직도 많은 나라에서 출시된 지 오래된 약제들 중 저혈당증이나 체중 증가의 위험을 높이는 제품을 사용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임상적 타성은 진료시간 감소, 사용가능한 약물의 제한, 높은 의료비용이 실타래처럼 엮여 있는 복합적 문제이기 때문에 환자 중심의 다학제 치료를(여러과 간 협진) 활용해야 한다고 연구팀은 보고 있다.

연구팀은 "의사와 환자가 적절한 치료지침을 공유하고, 환자 치료를 위해 의사 뿐 아니라 간호사, 약사, 영양사 등 관계자들이 서로 협력해 다학제팀으로 일할 때 가장 효과적으로 임상적 타성을 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뇨병의 합병증과 이로 인한 사망을 막기 위해서는 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고위험군의 경우 발병 전 식이요법, 운동 등을 통한 체중 감량으로 관리하면 당뇨병을 예방하거나 지연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임 교수는 “이번 논문은 최근 20년 간 발표된 2형 당뇨병 관련 연구들을 집대성한 것으로 향후 당뇨병 치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기술해 의미가 크다”며 “환자 개개인의 특성에 초점을 맞춘 다학제 진료로 치료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길 기대하며 앞으로도 당뇨병 환자의 합병증을 예방하고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세계적인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 의학 학술지 '란셋(Lancet)'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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