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사라진 소똥구리…물방개도 멸종우려
국내서 사라진 소똥구리…물방개도 멸종우려
  • 뉴시스
  • 승인 2023.04.25 08: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생물자원관, 곤충 701종 '멸종위험' 재평가
절멸 1종·멸종우려범주 44종 등으로 확인
경단 굴리는 소똥구리. 

오제일 기자 = 과거 우리나라에 자생했지만 1970년대 이후 공식적인 관찰 기록이 없는 소똥구리가 여전히 절멸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물방개도 멸종이 우려된다고 평가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가생물적색자료집 곤충Ⅱ(딱정벌레목), 곤충Ⅲ(수서곤충)을 25일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번 자료집은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이 2012년에 발간한 '한국의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 적색자료집'을 기초로 딱정벌레목 340종과 수서곤충 361종 등 701종을 재평가한 내용이 수록됐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지역적색목록 범주' 평가 기준을 적용했다. 해당 범주는 멸종위협이 높은 순으로 ▲절멸 ▲야생멸절 ▲위급 ▲위기 ▲취약 ▲준위협 ▲최소관심 ▲자료부족 ▲미평가 등으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위급·위기·취약 범주를 '멸종우려범주'라고 부른다.

평가 결과 ▲절멸 1종 ▲멸종우려범주 44종(위급 7종·위기 6종·취약 31종) ▲준위협 23종 ▲최소관심 448종 ▲자료부족 181종 ▲미적용 4종으로 확인됐다.

10년 만에 이뤄진 재평가에서도 소똥구리는 국내에서 사라진 것으로 평가됐다. 적색자료집 초판과 같이 지역 내에서 잠재적인 번식 능력을 가진 마지막 개체가 죽거나 야생 상태에서 사라져 버린 상태를 의미하는 '지역절멸'로 기재됐다.

가축 방목과 목초지 감소로 서식지가 사라졌고, 가축 질병 예방을 위한 항생제·구충제 사용 증가와 사료 보급이 소똥구리 멸종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와 관련해서 환경 당국은 지난 2019년 몽골에서 소똥구리를 들여와 복원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가생물적색자료집 곤충Ⅱ(딱정벌레목)와 곤충Ⅲ(수서곤충)을 25일 발간했다고 밝혔다

최근 서식지 훼손으로 인해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거나 급감 우려가 커진 닻무늬길앞잡이, 물방개, 배물방개붙이, 루리하늘소 등 4종은 멸종위험도 범주가 상향됐다. 닻무늬길앞잡이는 위기→위급, 배물방개붙이는 취약→위기, 루리하늘소는 취약→'위기', 물방개는 준위협→취약으로 각각 재평가됐다.

개체수가 적고 색상이 아름다워 곤충 애호가들이 선호하는 한국 고유아종인 윤조롱박딱정벌레는 남획으로 개체수 감소 우려가 커 준위협 범주로 새롭게 평가됐다.

반면 최근 정밀조사 등을 통해 서식지가 추가로 발견되고 있는 노란잔산잠자리와 대모잠자리(위기→취약), 개미허리왕잠자리(취약→준위협), 큰자실잠자리(준위협→최소관심) 4종은 적색목록 범주를 하향 조정했다.

이번 자료집은 주요 도서관을 비롯한 관련 연구기관 및 관계 행정기관 등에 책자 형태로 배포된다. 문서파일은 국립생물자원관 누리집에 게재됐다.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내년 거미에 대한 적색자료집 발간을 끝으로 2020년에 시작된 자료집 개정 작업을 마무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자체의 적색목록지수를 생산할 계획이다.

김창무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종다양성연구과장은 "내년 국가생물적색자료집 거미류 발간을 마지막으로 재평가가 완료되는 것으로 우리나라 멸종위기종 보전 관리를 위한 업적으로 남을 것"이라며 "평가 대상 분류군을 확대해 우리나라 생물종의 현재 분포상태와 보전의 필요성을 알리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