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열창한 돈 맥클린 '아메리칸 파이', 가장 美적인 노래
尹 열창한 돈 맥클린 '아메리칸 파이', 가장 美적인 노래
  • 뉴시스
  • 승인 2023.04.27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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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분30분 비상업적 노래임에도 빌보드 '핫100' 1위
로큰롤 스타 버디 홀리 추모 넘어 1950~1960년대 미국 시대상 그려
돈 맥클린

이재훈 기자 = "어 롱 롱 타임 어고 아이 캔 스틸 리멤버(A long long time ago I can still remember) ~♪♬"

윤석열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재한 백악관 국빈 만찬에서 부른 미국 포크 싱어송라이터 돈 맥클린(78)의 '아메리칸 파이'(1971)는 현지 포크 록의 고전이다.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 1위를 차지한 곡으로, 가장 미국적이라는 평을 받는 노래다. 이 곡이 실린 앨범 커버만 봐도 알 수 있다. 맥클린이 성조기가 그려진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국내에 가장 잘 알려진 맥클린의 노래는 "스태리 스태리 나이트(stary stary night)"로 시작하는 빈센트다. 그런데 '아메리칸 파이'엔 빈센트 반 고흐를 노래한 '빈센트' 이상으로 더 많은 사연이 담겼다.

일반 대중음악 곡보다 약 3배가 긴 8분30분초가량의 비상업적 노래에 수많은 미국인들이 공감한 이유다. 이 곡의 중간에 나오는 노랫말이 곡의 메시지를 압축한다. '더 데이 더 뮤직 다이드(The day the music died)'. '음악이 죽은 날'이다. 1959년 미국 아이오와 주 클리어 레이크에서 공연을 마친 뒤 다음 공연을 위해 경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다 추락사한 젊은 뮤지션들을 추모한 대목이다.

해당 비행기엔 1950대 중반 로큰롤을 주도한 싱어송라이터 버디 홀리, 영화 '라 밤바(La Bamba)'(1987)의 실존 모델인 리치 발렌스, 로큰롤 가수 빅 바퍼(J.P. 리처드슨)가 타고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 만찬을 마친 후 조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미국 싱어송라이터 돈 맥클린의 친필 서명이 담긴 기타를 선물받고 있다

그런데 이 곡은 애도곡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침울했던 1950년대에서 1960년대로 넘어가는 미국 시대의 변화상을 그렸다. 홀리의 죽음이 근본적인 이유는 아니지만, 그가 세상을 떠난 이후 시대는 달라졌고 이런 변화가 곡에 녹아 들어가 있다. 순수의 1세대 로큰롤의 종언 이후 록스타들이 백화제방한 1960년대를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설명조가 아닌 시적(詩的)이다. '아메리칸 파이'가 서정적인 서사시로 통하는 까닭이다. 가장 시적으로 미국 문화의 초석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맥클린은 은유로 가득 찬 이 곡에 대한 정확한 해석을 지금까지도 거부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아메리칸 파이'의 가사 원본이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당시 120만 달러(약 14억 원)에 팔리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에게 맥클린의 친필 사인이 담긴 기타를 선물했다. 맥클린은 과거 내한한 적이 있다. 2008년 5월 미국 포크 스타들의 합동 공연인 '플라워 파워 콘서트'를 통해 종합운동장 주경기장 무대에 섰었다.

맥클린은 '아메리칸 파이'와 함께 현재 진행형의 뮤지션이다. '아메리칸 파이' 발매 50주년을 기념해 작년에 투어를 돌았다. 글로벌 OTT 파라마운트 플러스(+)는 맥클린의 삶과 '아메리칸 파이'에 대한 기록영화 '더 데이 더 뮤직 다이드: 더 스토리 오브 돈 맥클린스 아메리칸 파이'(The Day the Music Died:The Story of Don McLean's American Pie)를 작년에 공개했다. 맥클린은 2021년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헌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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