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여오는 돈봉투 수사…민주, 연루 의원 탈당 결단내릴까
조여오는 돈봉투 수사…민주, 연루 의원 탈당 결단내릴까
  • 뉴시스
  • 승인 2023.04.30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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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조사 한계 내세워…1년 남은 총선도 변수
"시간만 흘러 안타까워…자정 기능 멈춰" 비판도
전진환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이성만 의원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5회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오른쪽은 윤관석 의원

 이승재 신재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의 핵심 인물인 송영길 전 대표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당내 연루 의원들에 대한 조치에도 관심이 쏠린다. 일부 연루 의원은 당과 거취를 협의해 보겠다는 입장을 보여 자진 탈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당 지도부가 연루 의원들의 거취에 대해 어떤 결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당 지도부는 해당 의원들에 대한 탈당 요구뿐 아니라 진상조사에도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일각에서는 이 사안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만큼 상응하는 조치가 시급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민주당 지도부는 윤관석·이성만 등 '돈 봉투 의혹' 연루 의원들의 조치에 대한 신중론을 이어가고 있다.

당초 이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한 직후에는 해당 의원들에 대한 탈당 요청 등 강도 높은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는 견해가 많았다. 실제로 송 전 대표는 자진 탈당을 결정했고, 당 지도부도 초기에는 이에 대한 진상 규명을 약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지도부는 자체 조사 한계론을 내세우면서 입장을 바꿨다. 강제수사권이 없기 때문에 구속력 있는 조사가 어려운 데다 결론을 내린다고 해도 '셀프 면죄부'로 보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내부적으로는 총선을 1년 남겨둔 시점에 당 소속 의원을 내보내는 것이 쉽지 않은 선택이라는 분위기도 읽힌다. 아울러 연루 의원이 추가로 공개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 지도부 소속 의원은 "윤관석·이성만 의원의 사안이 엄중한 것은 맞지만 추가 녹취 파일 공개 등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섣불리 나섰다가 이후 대응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당사자들은 공식 발언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당 지도부와 물밑 논의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지난 2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추가 조치와 관련된 질의에 "당과 협의를 해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신분이 제 개인적인 신분이기도 하지만 지역 주민의 신분이기도 하고 당의 신분이기도 하기 때문에 그런 것을 충분히 논의해 더 긍정적인 방안이 어떨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반면 자체 조사와 이에 따른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재선 의원은 "대표가 사과를 했으면 그에 걸맞은 행동을 해야 되는 게 너무나 당연한 이치"라며 "이렇게 시간만 보내고 있는 게 너무 안타깝고 이 와중에 지도부 일각에서 슬슬 정치탄압이란 얘기도 나오고 물타기 하려는 모습이 국민에게 결코 좋은 모습은 아닐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중진 의원은 "진상조사를 해야 책임을 물을 거 아니겠나"라며 "당의 자정 기능이 멈춰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돈 봉투 연루 의혹을 받는 이성만 의원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당과 협의해보겠다"며 "지역민의 신분이기도 하고 또 당의 신분이기도 하기 때문에, 그런 걸 충분히 논의해서 더 긍정적인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이낙연계'로 분류되는 박광온 원내대표 체제가 새로 꾸려지는 만큼 돈 봉투 의혹을 대하는 당의 기조가 바뀔 수도 있다. 이제 막 취임한 박 원내대표 입장에서는 능력을 선보일 수 있는 첫 번째 시험대이기도 하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28일 선거 전 정견발표에서 "당선이 되면 곧바로 쇄신 의총을 열어 밤을 새워서라도 쇄신 방안을 마련해 국민들에게 보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돈 봉투 의혹 수습을 위한 대책 마련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른 중진 의원은 "박 신임 원내대표는 검찰의 신속한 처리를 강하게 요구해야 한다"며 "시간 끌기만 하면 역풍이 불 것이기 때문에 돈 봉투 의혹에 연루된 의원들도 경중을 가려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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