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원전, 러·중이 79% 장악"…한미 동맹으로 정면 돌파
"글로벌 원전, 러·중이 79% 장악"…한미 동맹으로 정면 돌파
  • 뉴시스
  • 승인 2023.05.03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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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중, 글로벌 시장 수출 원전 34기 중 27기 차지
한미 동맹 활용, SMR 제3국 공동 진출 도모해야
 지난해 세계 건설 중 수출 원전 현황.

동효정 기자 = 미국을 비롯한 자유 진영 국가의 원전 수출이 주춤한 사이 세계 원전 시장을 러시아와 중국이 장악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 동맹국인 미국과 선진 원전 수출, 원전 부문 협력을 강화해 제3국 공동 진출을 도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박상길 박사(법무법인 광장 전문위원)에 의뢰한 '한미 원자력 민간 협력방안'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3일 발표했다.

전경련은 원전 수출 시장이 단순 사업을 넘어 진영 간 패권 경쟁 양상을 띠는 것을 고려해 원전 연료 공급망 구축 분야에서 미국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세계 원전 수출 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보이는 국가는 러시아다. 지난해 기준 13개국에서 건설 중인 수출 원전 34기 중 러시아가 건설하는 비중은 23기로 전체의 약 68%를 차지한다.

러시아의 원전 수출 경쟁력의 핵심은 국영기업 로사톰이 뒷받침 하고 있다. 로사톰은 원전 건설뿐 아니라 자금 지원, 우라늄 농축, 운영 및 유지 보수 등을 한 번에 지원한다.

중국 역시 3대 국영기업인 CNNC, CGN, SPIC 중심으로 원전 수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파키스탄·아르헨티나 등에 자체 개발 원전을 수출했다.

미국은 이같은 러시아와 중국의 원전 시장 잠식을 심각한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

미국은 민간기업과 시장 자율성에 맡긴 원전 산업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산업 경쟁력 복원 전략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의회 역시 관련 법안들을 발의하면서 '범정부' 차원의 원전 산업 경쟁력 강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에 미국은 세계 원전 시장 리더십 회복을 위해 동맹국 간 협력 움직임을 한층 가속화할 전망이다.      

미국 원전 산업 경쟁력 복원의 핵심은 기존 대형원전이 아닌 소형모듈원전(SMR) 과 같은 선진 원전의 개발 및 수출이 중심이다. SMR의 연료로 쓰이는 핼리우 (HALEU·고순도 저농축 우라늄) 확보 역시 국가 안보 확보를 위한 최우선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다만 한국은 핼리우에 적합한 농축도의 원전 연료를 생산할 수 있는 권한이 없어 농축시설 자체 건설은 어렵지만, 미국 내 대규모 핼리우 농축시설 건설사업에 지분 투자 등의 형태로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미국이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고 SMR을 중심으로 원전 시장 위상 회복을 위해 동맹국과 협력을 본격화할 것"이라며 "실리와 명분을 모두 챙길 수 있는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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