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딸, 지도부 비판 민주 의원들에 '악플 테러'…당내, 개딸 옹호 의원 제명 요구도
개딸, 지도부 비판 민주 의원들에 '악플 테러'…당내, 개딸 옹호 의원 제명 요구도
  • 뉴시스
  • 승인 2023.05.24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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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정 "코인사태, 기민하지 못해" 발언에 '고밀정'
강성 지지자 "수박 놈들은 완전 박멸시켜야" 문자
민주, 선 넘은 공세에 개딸 옹호 의원 제명 요구도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강성 지지자들로 구성된 더불어수박깨기운동본부 회원들이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 반란표를 던진 민주당 의원들을 겨냥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이 수박은 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란 뜻이다. 

 이종희 기자 = 거액의 가상자산 보유·투자 의혹으로 자진 탈당한 김남국 무소속 의원에 대한 당 지도부의 미온적인 대응을 비판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들의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 이에 당내에선 개딸 옹호하는 의원들에 대한 제명 요구도 나왔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고민정 최고위원은 코인 사태 등을 언급하며 당의 자성을 촉구하는 발언을 한 이후 개딸들의 공격을 받았다.

고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그러면서 "내일은 노무현 14주기 서거일이다. 야당이지만 거대 의석수를 지닌 제1당으로써 노 대통령 앞에 기쁜 마음으로 서야 하지만, 그 괴로움은 4.19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자신을 희생해 모두를 살린 대통령 앞에서 우리는 과연 떳떳할 수 있는지 솔직히 자신 없다"며 "이번 코인 사태와 관련해 우리는 기민하지도 단호하지도 못했다. 누구나 잘못할 수는 있다. 다만 얼마만큼 진정성 있게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지가 더욱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 최고위원은 민주당을 윤석열 대통령에 빗대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나쁜 선례를 윤 대통령으로 보고 있다"며 "첫째, 자신의 잘못 인정하기보다 왜 내 말을 믿지 않느냐며 윽박지른다. 둘째, 민심의 잣대가 아닌 법의 잣대로만 세상을 판단한다. 셋째, 내 탓이 아닌 늘 남 탓에 여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무능과 독선으로 점철된 윤석열 정권을 견제해 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윤 대통령처럼 하지 않으면 된다"며 "하지만 코인 사태에서 비춰진 민주당의 모습은 국민들 눈에 윤 대통령과 닮아도 참 많이 닮아 보였다"고 꼬집었다.

이같은 고 최고위원의 발언에 강성 지지자들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그동안 수박이 아니라고 실드 쳐준 게 부끄럽다", "고'밀정'씨. 가면을 벗으시오" 등 비난하는 글들이 쏟아졌다.

수박은 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란 뜻으로, 강성 지지자들이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을 비판할 때 쓰는 표현이다.

비이재명계인 이원욱 의원도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강성 지지자에게 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한 강성 지지자는 이 의원에게 “민주시민들 화병이나 죽일 수박 놈들은 이번에 완전 박멸시켜야 한다. 수박 놈들이 당선될 바엔 차라리 쓰레기 국민의힘 놈에게 의원직 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수박 한 놈이 끼치는 피해는 10~100석을 망치는 것이라 생각된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 정도 내용의 문자를 보내오시는 분을 자랑스러운 민주당원으로 여길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에게 이걸 보고도 강성 팬덤들과 단절하고 싶은 생각 없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이 의원은 개딸을 옹호하는 의원들에 대한 제명도 요구했다. 그는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강성 팬덤과의 절연을 위해 "강성 팬덤을 옹호하는 일부 민주당 의원들에 대해 국민의힘이 하듯 징계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나 야나 강성 팬덤, 정치훌리건들이 우리 정치사에 굉장히 해악을 끼치고 있어서 두 당 모두 이 문제에 대해 끊어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최근 비명계 의원에게 '문자폭탄'을 상습적으로 보낸 강성 당원을 제명했다. 해당 이유로 당원을 징계한 첫 사례다.

민주당 경북도당 윤리심판원은 얼마 전 당원 A씨에 대한 제명을 결정했다. 당규상 제명은 가장 강력한 수위의 징계로 볼 수 있다. '허위사실 유포로 당원을 모해하거나 허위사실 또는 기타 모욕적인 언행으로 당원 간 화합을 해할 경우'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

A씨는 친이낙연계인 전혜숙 의원에게 욕설이 담긴 문자를 지속적으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전 의원은 조정식 사무총장에게 조치를 요청했고, 이후 경북도당 윤리심판원이 조사에 착수했다고 한다.

그간 당 안팎에서는 당 지도부가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층과 거리를 둬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져 왔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김남국 의원 코인 사태'를 지적한 청년 정치인들을 향해 지지층의 선 넘은 공세가 이어지면서 이런 주장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김종민 의원은 지난 2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민주적인 정당에서 정말로 꼭 필요한 것은 생각이 서로 다른 사람을 존중해 주는 것"이라며 "생각이 서로 다르다고 '너 수박이다', '너 빨갱이다', '너 좌파다', '너는 반동이다'. 이는 민주공화국 역사에 가장 근본적인 폭력 행위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리적 폭력으로 사람을 고문하고 죽이느냐 아니면 정신적인 폭력을 가해서 몰아내거나 입을 막느냐 이 차이만 있는 거지 본질적으로 폭력"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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