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전자 판 개미들…현대차로 몰려간다
7만전자 판 개미들…현대차로 몰려간다
  • 뉴시스
  • 승인 2023.06.12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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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사들여
고승민 기자 = 삼성전자가 2022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한 31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딜라이트샵 모습. 삼성전자에 따르면 31일 연결 기준으로 2022년 4분기 매출은 전년 76조5655억원 대비 8%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전년 4분기 13조8668억원보다 69% 줄었다. 올 1분기 역시 글로벌 IT 수요 부진과 반도체 시황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하반기에나 수요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강수윤 기자 = 개인투자자들이 14개월 만에 '7만전자'를 회복한 삼성전자를 팔아치우고 있다. 장기간 5~6만원선을 횡보했던 주가가 미국 반도체기업 엔비디아발(發) 훈풍에 가파르게 오르면서 차익실현에 나서는 모습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가 7만원선을 탈환한 지난달 26일 이후 이달 9일까지 10거래일 동안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1조3601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7만2000원에 거래를 마친 지난 9일 개인은 하루 동안만 2730억원에 이르는 순매도세를 보였다. 지난 9일까지 개인은 2거래일 빼고 순매도 우위를 보였다.

이는 소액주주 수가 약 639만명에 이르는 삼성전자 주가가 1년2개월 만에 7만원을 넘어서자 7만전자에서라도 차익실현을 해야겠다는 심리가 매도세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은 삼성전자(4664억원)를 비롯해 SK하이닉스(6013억원), LG에너지솔루션(3589억원), 두산에너빌리티(2616억원), 코스모신소재(2449억원) 등 반도체와 이차전지 업종을 매도했다.

반도체주를 판 개인투자자들은 자동차주를 사들이고 있다. 같은 기간 기아와 현대차를 각각 2126억원, 1285억원 순매수했다. 자동차주는 반도체와 함께 하반기 국내 증시를 이끌 주도주로 꼽힌다.

증권가는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 시장에서 두 자릿수 점유율을 유지하며 매출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7만5606대, 7만1497대를 팔았다. 전년 동기 대비 18.4%, 23.4% 늘어난 수치다. 이들의 시장 점유율은 10.7%로 혼다의 시장 점유율(8.7%)을 웃돌았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현대차그룹은 실적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어 미래기술 투자, 주주환원이라는 선순환으로 이어져 기업의 지속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실적이 정점을 찍고 내려올 것이란 우려가 있지만 이 부분은 주가에 선반영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투자의견을 '비중확대(Positive)'로 유지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반도체와 이차전지 업종 위주로 주식을 사모으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은 삼성전자를 각각 1조3979억원, 18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LG에너지솔루션을 2493억원, 기관은 POSCO홀딩스를 786억원을 사들였다. 외국인의 삼성전자 '머니무브'(자금 대이동)는 계속될 것이라는 게 증권가 전망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올 들어 주가가 메모리 반도체 경쟁사 대비 크게 덜 오른 데다, 파운드리 사업가치와 환차익 등을 고려하면 매력적인 투자처로 볼 수 있다"며 "2000년 이후 최대 순매수를 나타내고 있는 외국인의 삼성전자 머니무브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매수를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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