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환자, 5년새 2배 껑충…'이런 증상' 보이면 수술 필요
비만환자, 5년새 2배 껑충…'이런 증상' 보이면 수술 필요
  • 뉴시스
  • 승인 2023.06.13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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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진료 5년새 1만4966명→3만170명
BMI 30 이상이면서 합병증 있으면 수술
이혜준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비만클리닉 교수가 진료를 보고 있다

백영미 기자 = #. 코로나19 팬데믹에 집에서 야식으로 배달 음식을 먹는 습관이 생긴 배모(44)씨는 코로나 전에 비해 체중이 20kg가량 증가했다. 비만의 지표인 체질량지수(BMI)가 30kg/㎡으로 고도비만 전 단계(2단계 비만)에 놓여 있다. 배씨는 최근 다이어트를 결심하고 운동과 식단관리에 힘써 9kg가량을 뺐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운동을 게을리하게 되고 야식도 참지 못해 결국 원래의 체중으로 돌아갔다.

최근 5년 새 비만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외부 활동이 줄면서 일상이 된 배달 음식도 비만 환자가 늘어난 주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인 고도비만인 경우 다양한 합병증으로 사망 위험이 높아 수술 등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1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비만으로 인해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7년 1만4966명에서 2021년 3만170명으로 2배 이상 늘어났다. 같은 기간 중 비만으로 입원한 환자 비중도 진료 환자의 약 5%나 차지했다.

이혜준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비만클리닉 교수는 "최근 비만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다이어트를 위해 병원에까지 가야 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비만은 만병의 근원이 되는 대사증후군 질환으로 여러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체계적인 치료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비만으로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이 유발될 수 있을 뿐 아니라 관상동맥 질환(협심증·심근경색), 심뇌혈관 질환(심부전·뇌졸중)으로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위장관계질환, 통풍, 골관절염, 각종 비뇨생식기 관계 질환, 유방암·자궁내막암·난소암·전립선암·대장암 등 각종 암 발병 위험도 높아진다.

체질량 지수가 1kg/㎡ 증가할 때마다 당뇨병 발생 위험이 20%씩 높아지고, 정상 체중보다 비만해지면 당뇨병 발생 위험이 5~13배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비만한 사람은 정상 체중인 사람보다 허혈성 뇌졸중 위험이 64% 더 높다는 보고도 있다.

이 교수는 "25년 간 추적 연구한 결과 비만으로 인한 남성 암 사망자가 약 14%, 여성 암 사망자는 20%였다"며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바탕으로 한 추적 연구에 따르면 대장암, 간암, 담도암, 전립선암, 신장암, 갑상선유두암, 소세포폐암, 비호치킨림프종·흑색종 발생 위험이 체질량 지수가 높을수록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렇듯 만병의 근원이 되는 비만은 병원에서 전문의로부터 체계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비만 치료법으로는 식이요법, 운동요법 등 생활습관 개선 치료, 약물치료, 수술치료가 있다. 비만의 정도와 동반 질환 등을 확인하고 개인별 체중 감량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이 교수는 "최근에는 다양한 약이 많이 출시돼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면서 "대표적인 비만약으로는 펜터민으로 대표되는 큐시미아와 주사제인 삭센다가 있고, 콘트라브, 제니칼 등의 약물도 있다"고 말했다.

체질량 지수가 35kg/㎡ 이상이거나, 30kg/㎡ 이상이면서 비만 동반 질환을 지닌 환자가 생활습관 개선, 약물 치료로 체중 감량에 실패한 경우 수술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시행되고 있는 비만대사 수술은 위에서 잘 늘어나는 위저부(위의 상부)를 제거해 음식 섭취량을 줄여주는 ‘위소매절제술’이다.

김종원 중앙대병원 외과 비만대사수술클리닉 교수는 "체질량지수 35kg/㎡ 이상이거나 30kg/㎡ 이상이면서 고혈압, 당뇨병 등 동반 질환이 있는 경우 건강보험을 적용 받아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며 "고도비만은 다양한 합병증으로 사망 위험이 높은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는 인식을 갖고 식이요법이나 운동, 약물치료 등으로 체중 감량이 어려운 경우 수술을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국내에서 수술을 받는 고도비만 환자 수가 증가하고는 있지만, 국내 전체 고도비만 환자 중 수술을 받는 환자는 0.17% 수준에 불과하다.

김 교수는 "고도비만 환자는 식이·약물요법으로 치료에 조금이라도 반응하는 비율이 3% 미만에 불과해 수술이 가장 확실하고 유일한 치료법"이라면서 "수술을 받으면 사망률이 40%가 줄고, 특히 당뇨병 사망률은 92%, 심혈관질환 사망률은 59%, 암 사망률은 60% 감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비만대사 수술 이후 지속적인 식이·운동요법 치료와 상담은 체중 감량 효과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수술 이후 체중이 다시 증가하는 ‘리게인(regain)’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고, 이를 예방·관리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다양한 진료과 간 협진 체계가 갖춰진 병원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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