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호의 전환점 "설레고 두려워요"
김선호의 전환점 "설레고 두려워요"
  • 미디어데일
  • 승인 2023.06.14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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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귀공자'로 2년만에 본격 연기 복귀
로맨스 남자 주인공에서 강렬한 킬러 돼
"캐릭터 좋아 시나리오 안 보고 결정해"
"논란 있을 때 유일하게 손 내밀어준 작품"
"폐 끼치고 싶지 않아 최선 다해 연기해"

 손정빈 기자 = 어떤 영화는 배우에게 전환점이 돼준다. 말하자면 이런 것이다. 평범하기만 했던 배우가 영화 한 편으로 스타가 되기도 하고, 어떤 배우는 굳어진 듯한 이미지를 단번에 벗어 던지며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기도 한다. 한 물 갔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영화 한 편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기도 하고, 영화 한 편이 연기에 눈을 뜨게 해주기도 한다. 그래서 배우들은 종종 그런 영화가 언젠가 와주기만을 기다리며 연기하고 있다고 말한다.

배우 김선호(37)에게 영화 '귀공자'(6월21일 공개)는 아마도 그런 전환점 같은 작품으로 보인다. 처음 출연하는 영화인데다가 첫 영화 주연작이다. 로맨스물에서 주로 활약해왔던 그가 피 튀기는 액션이 난무하는 곳에서 여유를 잃지 않는 킬러로 다시 태어난 영화이기도 하다. 그리고 2021년 10월 사생활 논란에 휩싸인 뒤 2년만에 내놓은 복귀작이기도 하다. 게다가 '귀공자'는 당시 출연 예정이던 모든 영화·드라마에서 하차했던 그에게 유일하게 손을 내민 작품이었다.

"일이 터지고 난 뒤에 감독님이 말하셨어요. '우린 여전히 너와 함께하고 싶다, 할 수 있겠냐'고요. '지금 연기를 할 수 있는 상태냐'고도 물으셨죠. 제가 선택을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어요. 제 일로 이미 이 영화가 금전적인 손해를 보고 있다는 걸 알았으니까요. 이 고마운 분들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제 마음이 힘든 건 생각할 겨를이 없었어요. 일단 연기에 최선을 다해야 했으니까요. 연기가 안 풀려서 힘든 건 있어도 그 일 때문에 힘들진 않았습니다."

'귀공자'는 귀공자로 불리는 정체불명의 킬러가 어머니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필리핀 사설 복싱 경기에 나서는 마르코라는 청년을 쫓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추격액션물이다. 김선호가 맡은 캐릭터가 바로 귀공자다. 멀끔한 슈트 차림에 항상 미소를 짓고 있지만 사람 한 명 죽이는 일쯤은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는 인물이다. 기존에 김선호가 연기했던 로맨스물 남자 주인공과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그는 그랬기 때문에 큰 고민 없이 '귀공자'를 선택했다.

"'갯마을 차차차' 촬영하고 있을 때였어요. 박훈정 감독님께 연락이 온 겁니다. '신세계' '마녀' 모두 좋아하는 작품들이라 꼭 뵙고 싶었어요. 처음 만났을 때 '귀공자'에 관해 말로 설명을 해주셨어요. 제가 맡을 캐릭터가 어떤 건지도요. 저한테 영화 제안이 들어온 것도 놀랍고 제가 주연이라는 것도 신기한데 이런 캐릭터가 들어오다니요. 정말 하고싶더라고요. 시나리오 읽어보지도 않고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 만남 이후 시나리오를 받아서 읽어 보는데 제가 생각했던 것 이상이었요."

'귀공자'에서 김선호는 달리고 뛰어내리고 구르고 넘어지고 일어서기를 반복한다. 총·칼 등 각종 무기를 쓰는 것은 물론이고 강도 높은 카체이싱도 선보인다. 본격적인 액션 연기를 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국내에서 가장 강렬하고 리얼한 액션을 만든다는 평가를 받는 박 감독과 함께한 것이다. 액션 연기 준비는 박 감독을 처음 만난 날 이미 시작됐다고 했다. 그날 박 감독은 실제 무게와 똑같이 만들어진 가짜 권총을 가지고 나와 김선호에게 감을 익혀보라고 주문했다. 그렇게 시작된 액션 연기 준비는 촬영 직전까지 매일 2시간 씩 이어졌다. "따로 운동을 하지는 않았어요. 액션 연습 2시간 하고 나면 체력이 방전돼서 다른 운동을 할 수가 없더라고요.(웃음)"

'귀공자'는 최근 언론 시사회와 VIP 시사회 등 정식 공개 전 주요 행사를 모두 마치고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김선호는 "설렘과 두려움을 함께 느끼고 있다"고 했다. 대중 앞에 서는 게 오랜만이기도 하고 첫 영화를 선보인다는 부담도 있다고 했다. 연기에 대한 평가나 영화에 대한 평가 모두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고도 했다.

"제 개인적인 일 때문에 저에 관해 안 좋게 이야기할 분들도 있을 겁니다. 그런 비판이 당연히 기분 좋지는 않겠지만, 겸허히 받아들이려고 해요. 다만 그런 일들이 두렵지는 않아요. 그게 두렵다면 전 배우 생활을 더 이상 하지 못 할 겁니다. 그것보다는 이 영화에 피해를 줬다는 평가가 나오지 않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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