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 하더니 순식간에 쓸어가"…'4명 사상' 제주 25t 트럭 내리막길 사고
"'쾅' 하더니 순식간에 쓸어가"…'4명 사상' 제주 25t 트럭 내리막길 사고
  • 뉴시스
  • 승인 2023.06.16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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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서귀포시 동홍동 교차로서 2명 사망·2명 부상
차량 2대·오토바이 이어 인도 위 가로수, 전신주 등 덮쳐
인근 주민들 "내리막길 가파르고 길어…예견된 사고였다"
오영재 기자 = 15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동홍동 교차로에서 25t 트럭과 차량 2대, 오토바이가 충돌해 2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해 소방당국과 한국전력 제주본부 등이 수습에 나서고 있다. 

오영재 기자 = "쾅 소리가 나서 나가봤더니 사람은 길가에 쓰러져 있고 전봇대에서는 불기둥이 하늘로 치솟았어요. 정말 순식간에 쓸어갔더라고요"

15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동홍동의 한 교차로에서 발생한 '4명 사상' 25t 트럭 내리막길 사고. 브레이크 파열로 추정되는 트럭이 차량 2대와 오토바이를 들이받은 뒤 인도 위 시설물까지 쓸어버렸다. 자갈을 싣고 있던 트럭은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만큼 구겨졌다.

당시 사고 현장 인근 주민들은 잇따른 굉음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러면서도 매년 이곳 내리막길에서는 비슷한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했기 때문에 예견된 사고였다고 전했다.

사고 교차로 인근에서 유통업을 하는 업주 A(60대)씨는 이날 취재진에게 "'쾅' 소리가 난 뒤 얼마 안 돼 또다시 '쾅쾅' 소리가 연이어 울렸다. 밖에 나가보니 길가에 사람이 쓰러져 있고, 전봇대에서는 불이 솟구쳤다"며 "처음엔 무슨 미사일이라도 떨어진 건가 생각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7~8년 전에도 이곳 사거리에서 내리막길 속도를 못 이겨 사람이 크게 다치기도 했고, 매년 접촉사고가 많이 발생한다"며 "오죽하면 30~40년 전에 우리 아버지 때에는 하도 사고가 많이 나서 도로에 제사를 지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오영재 기자 = 주민이 15일 오후 서귀포시 동홍동 교차로에서 발생한 25t 트럭 내리막길 사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인근 주민 B(50대)씨는 "바로 앞집에 사는데, 전기가 끊겨서 불도 안 들어온다"며 "트럭이 형체도 못 알아보게 부서져서 운전자분이 크게 다치지 않았나 싶다"며 "저기 내리막길이 워낙에 길고 경사가 가팔라서 짐 많이 실은 대형 트럭이나 레미콘들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브레이크를 계속 밟으면 장치가 열 받아서 타버린다. 숙련된 대형 차량 기사들도 여러 번 사고 낸 구간"이라고 설명했다.

트럭이 돌진한 인도에서 음식점을 하던 업주 C씨는 "밖에서 '팡팡'하는 소리가 굉장히 크게 들렸다. 그래서 변압기 같은 게 터졌나 생각했다"며 "전봇대나 나무가 없었다면 트럭이 식당 안까지 들어왔을 것 같다. 정말 대형사고가 날 뻔했다"고 말했다. 또 "전기가 끊기는 바람에 많이 당황했다. 냉장고에 식자재들이 있는데 발전기 차량을 급하게 불러 임시로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초 사고는 이날 오후 4시32분께 솔오름에서 동홍동주민센터 방향으로 내리막길을 주행하던 25t 트럭이 교차로를 지나던 라보 차량과 충돌했다. 트럭은 곧이어 반대편 차선에서 신호 대기 중인 오토바이와 쏘나타 승용차도 들이받았다. 그대로 돌진한 트럭은 인도에 있던 가로등과 나무, 전신주를 쓸어버린 후에야 멈춰 섰다.

오영재 기자 = 25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동홍동 교차로에서 내리막길을 주행하던 25t 트럭이 차량 2대와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2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라보 차량 운전자(60대)씨와 오토바이 운전자(60대·여)씨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트럭 운전자(20대)와 쏘나타 운전자(70대)도 부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로 인해 동홍동 일대 주택과 상가 1300여 호가 정전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전력 제주본부와 경찰, 소방당국은 밤 11시가 넘는 시간까지 포크레인·사다리차·복구지원차량 등 장비 수 십대를 동원해 사고 수습에 나서고 있다. 동홍동주민센터 앞 도로 전체는 통제된 상태다.

오영재 기자 = 15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동홍동 한 교차로에서 25t 트럭이 차량 2대와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2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25t 트럭이 내리막길을 운전하는 과정에서 브레이크가 파열돼 속도를 제어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하는 한편,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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