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흑자전환' 임금 인상 합의...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 '흑자전환' 임금 인상 합의...삼성전자는?
  • 뉴시스
  • 승인 2023.06.2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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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웅 기자 =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지난 5월 4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의 일방적인 임금조정안 철회, 합리적 노조안 합의, 헌법이 보장하는 노조 교섭권 인정, 불성실교섭 중단, 노사협의회와의 불법적인 교섭이 아닌 노동조합과의 교섭 등을 촉구하고 있다. 

동효정 기자 = SK하이닉스 노사가 반도체 업황을 반영해 임금 인상에 잠정 합의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노노 갈등으로 임금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어 대조적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노사협의회를 통해 올해 전 직원의 평균 임금인상률 4.1%에 합의했다. 반면 삼성전자 5개 노조는 사측과 별도로 임금협상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5개 노조 가입자는 1만6000여명으로 정규직 직원의 10%에 불과하지만 사측과 임협은 반드시 진행해야 한다.

삼성전자처럼 복수 노조를 채택하고 있는 SK하이닉스의 경우 노사간의 합의를 통해 임금 인상을 약속하되, 흑자가 나면 인상분을 소급 적용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노조 내부간 노노 갈등으로 임금 협상이 자칫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삼성 노조 내부에서는 교섭대표 노조의 지위 문제와 일부 노조의 투쟁 방식에 대한 노조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 노조원들은 일부 노조가 삼성 제품의 국제 불매운동을 예고하는 등 강성 투쟁에 나서는 것과 사측과의 합의 방식이 못마땅하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이로 인해 노조원 탈퇴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처럼 노노 갈등이 심각해지며 사측에 제시할 임금협상안에 대해 노조 집행부 간 합의도 이뤄지지 못하는 실정이다.

현재 삼성전자에는 전국삼성노동조합(전삼노)을 비롯해 삼성전자사무직노조, 삼성전자구미노조, 삼성전자노조 동행, DX노조 등 5개 노조가 있다. 이중 조합원 수가 가장 많은 전삼노가 과반수 노조 지위를 확보해 전체 노조를 대표해 사측과 임금 협상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특히 올해 새로 출범한 DX노조를 포함해 5개 노조와 공동교섭단을 꾸려 협상에 임해야 하는데 전삼노는 DX노조를 공동교섭단과 갈등으로 이 노조를 협상에서 제외시켰다. 전삼노는 DX노조가 지난달 사측에 독자적인 교섭요구서를 제출하자 급기야 현 집행부가 아닌 새로운 집행부를 구성해야 공동교섭단에 포함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DX노조는 지난 1월 출범한 삼성전자의 5번째 노조다. 현재 가입자는 6000명 수준으로 알려져 전삼노(약 1만명) 다음으로 조합원 수가 많다. 모바일(MX), 소비자가전(CE), 영상디스플레이(VD) 등 DX(디바이스 경험)부문 직원들이 중심을 이룬다.

DX노조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전삼노가 조합원 수를 부풀렸다며 과반수 노조로 갖는 교섭대표 노조 지위에  이의를 신청했다.

삼성전자 측은 이에 대해 "노조와의 임금 교섭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노 갈등이 좀처럼 봉합되기 힘들어 임금 협상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창사 53년 만에 처음으로 노동조합과 임금협약을 체결했다.
 
당시 최종 합의안에는 '명절배려금' 지급 일수를 기존 3일에서 4일로 늘리고, '재충전휴가 3일'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2022년에 한해 연차수당을 보상해준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사측과 노조가 합의한 결과지만 사측은 이를 노조에 가입한 직원에게만 적용할 수 없다며 전 직원에게 똑같이 적용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임금 협상은 노사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상황이 아니라 노노 갈등으로 결론을 도출하지 못해 자칫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여름이 지난 후에야 양측 합의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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