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문항 배제' 반영 안 된 오늘 학평…'9월 모평' 기다려야
'킬러문항 배제' 반영 안 된 오늘 학평…'9월 모평' 기다려야
  • 뉴시스
  • 승인 2023.07.11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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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교육청 주관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
교사들이 직접 출제…"3월 이전 이미 끝내"
사진공동취재단 =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가 치러진 지난달 1일 서울 송파구 방산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김정현 기자 = 인천시교육청이 주관하는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가 11일 실시된다. 이날 시험은 올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11월16일) 원서 접수 전 치러지는 당국의 마지막 모의고사다.

이날 시험은 윤석열 대통령의 '킬러문항 배제' 지시가 알려지기 전에 출제와 인쇄가 다 끝난 상태였다. 수험생들은 수능에서 어떤 과목을 치를 지정한 뒤 9월 모의평가와 10월 학평을 기다려야 할 처지다.

이날 서울·인천시교육청과 입시업계 설명을 종합하면, 7월 학평까지는 고교 교사들이 출제하는 특성상 학기 중이 아닌 방학 중에 출제가 모두 마무리된다.

이날 시험은 초미의 관심사인 '교과과정 밖 킬러문항 배제' 원칙이 반영되기는 어려웠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윤 대통령의 지시가 알려진 게 지난달 15일이었고 교육부가 6월 모의평가 결과를 문제 삼아 대입 담당 국장을 경질한 게 그 이튿날이었다.

교육부가 6월 모의평가 문제를 포함한 소위 '킬러문항' 26개의 사례를 공개한 것은 지난달 26일로, 이마저도 교육계에서 전문가들이 보는 관점에 따라 기준이 제각기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7월 학평은 지난 3월 이전 출제가 완료됐다"며 "(대통령 지시가) 발표될 때 즈음 인쇄도 거의 마무리되는 시점이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문제를 갑자기 바꾸게 되면 시도별 인쇄 업체가 (문제지를) 다시 인쇄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정부에서 9월 모의평가를 시행하면 소위 킬러문항에 대한 기준이 명확해지는 만큼, 다음 출제할 때 최대한 반영하려 노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킬러문항 배제' 원칙이 적용되는 전국 단위 시험은 평가원의 9월 모의평가(9월6일), 서울시교육청이 주관하는 고3 학평(10월12일)이 전부인 셈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10월 학평은) 이번 달 마지막 주에 출제를 시작한다"며 "출제하는 과정에 고난도 문제를 체크하겠지만 출제가 끝난 후에도 고난도 문제가 있는지 점검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입시 전문가들은 9월 모의평가 이전까지 수험생 혼란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관측한다. 지난 6월 모의평가에서 국어-수학 간 표준점수 격차가 확대되고 과학탐구 진로선택(Ⅱ과목)의 경우 표준점수가 크게 요동치면서 특정 과목 쏠림 현상도 우려되는 상태다.

지난 6월 모의평가에서 수학의 만점자 표준점수는 151점으로 국어(136점)보다 15점 높아 지난해 수능(11점차)보다 4점 더 벌어졌다. 이 경우 수학의 대입 정시 영향력이 커지고, 이과생이 유리할 수 있어 '확률과 통계' 대신 '미적분' 쏠림이 심화될 수 있다.

이과생들도 고민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6월 모의평가에서는 과학탐구 Ⅱ과목의 만점자 표준점수가 이례적으로 크게 상승했다. 지구과학Ⅱ 98점, 화학Ⅱ 93점, 생명과학Ⅱ 90점, 물리학Ⅱ 86점이었다.

 배훈식 기자 = 소위 '킬러문항' 논란 속에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세부계획이 발표된 지난 2일 오후 서울시내 한 서점에 EBS 수능 수험서가 진열돼 있다.

지난해 수능 과학탐구Ⅱ 최고점(73점·화학Ⅱ)보다 25점이나 상승한 것인데, 대입 정시에서는 표준점수가 전형에 쓰이는 만큼 상위권에서는 해당 과목을 응시할지 여부를 놓고 고민이 커질 수 있는 상태다.

수능 원서접수는 다음달 24일부터 9월8일 오후 5시까지로, 수험생들은 한국사를 제외하고 자신이 치를 영역과 선택과목을 고른 뒤 원서를 접수해야 한다. 9월 모의평가(9월6일) 성적표는 10월5일에야 나온다.

한 대형 입시학원 대표는 "올해 수험생들은 지금이라도 '미적분'이나 '과탐Ⅱ' 과목을 택해야 할지 말지 고민이 계속되는 시기"라며 "예년에는 7월 학평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올해는 분석팀을 통해 출제기조와 벗어난 문제를 살필 예정"이라고 말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수험생들에게 난이도의 변동이나 킬러문항 여부 등에 일희일비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다른 대형학원 관계자는 "7월 학평은 고교 기말고사가 끝난 직후 치러지다 보니 매년 학생들이 3월, 평가원 모의평가와 비교해 큰 의미를 두지 않아 왔다"며 "마지막으로 성적을 올릴 수 있는 여름방학 이전에 치러지는 시험인 만큼 자신의 부족함을 점검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학평은 국어, 영어, 사회·과학탐구 일반선택(Ⅰ과목)은 수능과 똑같이 전 범위에서 출제됐다. 수학은 공통과목만 전 범위며 선택과목인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는 일부 범위만 치러진다. 과학탐구 Ⅱ과목 역시 일부 내용이 출제 범위에서 빠졌다. 9월 모의평가부터 전 범위에서 출제될 예정이다.

아울러 이날 학평부터 코로나19 확진 학생을 위한 문제지 온라인 제공 서비스도 중단된다. 코로나19 감염병 위기 경보 단계가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됨에 따른 조치다. 이에 따라 각 시도교육청 홈페이지에서 시험이 다 끝난 이날 오후 5시께 문제지를 확인할 수 있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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