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유전자검사 까다롭다?…"이젠 피 한방울로 해결"
유방암 유전자검사 까다롭다?…"이젠 피 한방울로 해결"
  • 뉴시스
  • 승인 2023.07.11 09: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더 많은 암에 적용 표적치료 기대"

 백영미 기자 = 검사가 까다로웠던 유방암 유전자를 혈액 검사 만으로 정확하게 진단 가능한 분석법이 개발됐다.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손주혁·김민환·김건민 교수 연구팀은 녹십자지놈 연구소장 조은해 박사 연구팀과 함께 유방암 환자 207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혈액 검사로 더 간편하게 유방암 유전자를 진단하는 '전장유전체(WGS) 순환종양 DNA(ctDNA) 분석법'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최근 혈액 검사만으로 암 환자의 혈액에 존재하는 종양 DNA인 '순환 종양 DNA'(circulating tumor DNA·ctDNA)를 진단하는 '타깃 시퀀싱 ctDNA 분석' 기술이 각광 받고 있다. 하지만 이 분석법은 전체 유전자 중 200여 개만 표적할 수 있는 한계로 유전자 구조 변이를 정확히 검사할 수 없어 효용성이 낮았다.

연구팀이 개발한 전장유전체 ctDNA 분석법은 유방암 환자의 혈액에 존재하는 종양 DNA를 찾아낸다. 기존 유전자 검사법보다 간편하고 전체 유전자를 진단해 암 유전자를 확인한다. 산모의 혈액을 분석해 태아의 기형 유발 유전자를 찾아내는 비침습적 태아 유전자 검사 기술(NIPT)의 원리를 응용한 것이다.

연구팀은 개발한 분석법의 유용성을 확인하기 위해 환자들이 항암치료를 시작하기 전 채취한 혈액을 검체로 사용했고, 종양 조직의 유전자 DNA 분석법과 혈액을 이용한 ctDNA 분석법을 비교했다.

두 분석법을 통해 확인한 유전자 변이 양상이 유사하게 나타나 혈액 검사로 암 조직의 유전자를 진단하는 ctDNA 분석법의 정확도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또 이 분석법을 기반으로 유방암 환자의 생존율과 치료 반응성을 예측하기 위한 'I-Score'도 개발했다. I-Score가 높은 환자들은 유전자 구조 변이가 많고 암이 공격적이라 재발과 진행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I-Score의 기능 평가를 위해 대한항암요법연구회 다기관 임상 3상에 등록된 삼중음성유방암(표적항암제 치료가 어렵고 재발과 전이도 빠른 유방암 형태)환자 465명을 대상으로 혈액 검체 분석을 시행한 결과 I-score 점수로 삼중음성유방암 환자의 재발 위험성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I-Score가 높고 항암치료로 암 세포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환자군에서 2년 무재발 생존률은 55.9%였던 반면, I-Score가 낮고 항암치료로 암 세포가 보이지 않는 환자군에서는 96.9%로 나타나 재발률이 매우 낮았다.

 손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분석법을 통해 침습적인 조직검사 없이 혈액 검사만으로 유방암 환자에서 암 유전자의 변이를 확인할 수 있다”며 “특히 치료가 어려운 삼중음성유방암 환자에서 I-Score로 맞춤형 항암치료 계획 수립이 가능해질 뿐 아니라 이 분석법을 적용할 수 있는 암종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국립암연구소 저널 '저널 오브 내셔널 캔서 인스티튜트(Journal of National Cancer Institute)' 최신호에 소개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