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보험부터 M&A…다른 금융지주들도 시동거나
하나금융, 보험부터 M&A…다른 금융지주들도 시동거나
  • 뉴시스
  • 승인 2023.07.14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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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주 회장 "올해 보험, 카드, 자산운용 M&A" 속도
은행 이자수익 의존하는 금융그룹들, 비은행 강화 경쟁

이정필 기자 = 하나금융그룹이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섰다. 은행 이자수익 의존도가 80%에 달하는 다른 금융그룹들도 비중을 낮추기 위한 본격적인 경쟁에 들어갔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나금융지주를 선정했다고 전날 밝혔다. 매각 대상은 산은과 칸서스자산운용이 보유한 KDB생명 지분 92.73%다.

하나금융은 보험사인 하나생명과 하나손해보험을 그룹 계열사로 두고 있다. 이번 KDB생명 인수로 보험 부문을 강화하고 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를 내면서 은행 의존도를 낮춘다는 구상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으로 1조1022억원을 시현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22.1%(1998억원) 증가한 규모다. 그룹 핵심인 하나은행은 전년 동기 대비 45.5%(3036억원) 급증한 970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이 같은 실적을 견인했다. 그룹 순이익의 88%를 차지하는 비중으로, 은행 순이익은 대부분 이자수익에서 나온다.

이에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비은행 인수합병(M&A)에 주력하는 전략을 세웠다. 보험과 카드 등 비은행 부문에서 M&A를 비롯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함 회장은 신년사에서 "그룹 내 14개 자회사 중 해당 업종에서 최고의 자리에 있는 회사가 몇 개나 될까"라고 임직원들에게 반문했다. 이어 "위기 속에서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찾아 우리 업(業)의 영역을 더욱 확장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구체적으로는 "보험, 카드, 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의 M&A를 포함한 모빌리티, 헬스케어, 가상자산 등 비금융 부문에 대한 적극적인 제휴와 투자를 통해 새로운 영역으로 업의 범위를 확대해야 할 것"이라며 "지역별, 업종별로 차별화된 전략을 바탕으로 M&A와 디지털 금융을 통한 글로벌 영토를 확장해 위상을 공고히 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함 회장의 강력한 추진에 하나금융이 M&A에 속도를 내면서 보험사에 이어 카드사와 자산운용사가 다음 타깃으로 물망에 오른다. 이를 지켜보는 다른 금융그룹들도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이자수익이 대부분인 은행 의존도가 높은 건 마찬가지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도 증권사와 보험사가 없는 우리금융은 시장에서 적정한 매물을 면밀히 살피는 중이다. 우리금융은 1분기 911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우리은행 순이익은 8595억원으로 전체 94.3%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 이자수익 의존도를 낮춰가야 하는 건 국내 5대 금융지주가 공통으로 당면한 과제"라며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을 필두로 보험과 증권, 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 M&A가 활발히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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