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10곳 중 9곳 "차입금↑…금리 오르면 이자 감당 어려워"
대기업 10곳 중 9곳 "차입금↑…금리 오르면 이자 감당 어려워"
  • 뉴시스
  • 승인 2023.07.24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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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86%, 기준금리 임계치 '3.50%' 꼽아
10곳 중 3곳 이상, "하반기 자금수요 증가"

이현주 기자 = 기업들의 자금사정이 지난해보다 다소 나아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이는 영업이익 증가가 아닌, 차입금 증가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 1000대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자금사정 현황'을 조사해 24일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전년 동기 대비 자금사정이 호전됐다고 응답한 기업 비중은 31.8%로, 악화됐다는 응답 비중 13.1%보다 18.7%포인트 높았다. 전년 동기 대비 비슷하다는 응답은 55.1%였다.

전경련은 자금사정 개선의 주요 원인이 영업이익 증가로 인한 유보자금의 증가가 아니라 차입금 증가에 기인한다고 추정했다.

실제 올 1분기 중 매출액 1000대 제조기업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2.9%나 급감한 반면, 회사채 발행·은행 차입 등 직·간접금융 시장을 통한 차입금 규모는 10.2% 증가했다.

이번 조사에서도 응답기업 10개사 중 약 9개사(86.9%)는 올해 들어 은행 등 간접금융을 통한 자금 조달이 증가했다고 답했으며, 응답기업 과반(52.4%)은 회사채 등 직접금융 시장에서의 자금조달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기준금리 임계치를 묻는 질문에서, 응답기업의 대부분인 86.0%는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인 3.50%를 꼽았다.

전경련은 기업들의 차입금 규모가 커 기준금리를 0.25%포인트만 추가 인상하더라도, 시중금리 상승으로 상당수 기업이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지난 2년 동안 기준금리가 3.0%포인트(2021년 7월 0.5%→ 2023년 7월 3.5%) 인상된 이후, 기업들의 금융비용 부담은 평균 13.0%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 하반기 기업들의 자금수요는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35.5%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 5.6%를 크게 웃돌았다.

자금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문은 '설비투자'(38.7%)가 가장 많았고 '원자재·부품 매입'(32.3%), '차입금 상환'(11.2%), '인건비·관리비'(10.5%) 등의 순이었다.

자금조달 시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서 기업들은 '환율리스크 관리'(32.4%)를 가장 많이 꼽았고, 다음으로 '대출금리 및 대출절차'(32.1%), '정책금융 지원 부족'(15.9%) 등을 들었다. 

기업들의 안정적인 자금 관리를 위한 정책과제로는 '환율 등 외환시장 변동성 최소화'(34.3%), '정책금융 지원 확대'(20.6%), '장기 자금조달 지원'(15.9%), '경제주체의 금융방어력을 고려한 금리인상'(15.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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